“이동걸내정, 특혜 보은인사”
KDB산업銀노조 강력 반발
BNK금융 노조 등과도 갈등


노조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노조의 덫에 걸렸다. 성과연봉제 폐지 등 정부의 친노조 행보 이후 목소리가 커진 노조가 정부의 기관 인사와 정책에 대해 속속 반대 입장을 천명하면서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전날 성명서를 내고 최근 회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동걸 동국대 경영대학 초빙교수에 대해 “현 정권도 보수정권의 낙하산 놀이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이 교수는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 참여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청와대에 “내정 배경을 직접 밝히라”면서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BNK금융 노조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차기 회장에 문재인 캠프에서 일한 전력이 있는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가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 실세들이 몸담았던 참여연대도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금융감독원장 내정을 반대하고 나서 청와대의 공기업 인사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부 측과 수협중앙회의 이견으로 장기간 은행장 인선에 난항을 겪었던 Sh수협은행도 조만간 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첫 행장추천위원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현재 내부인사와 함께 노무현 정부에서 몸담았던 이철휘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노조가 낙하산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인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지주사 전환을 다시 추진하려는 정부에 반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정부가 지주사 전환을 재추진한다면 중단했던 반대 투쟁에 다시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가 정부 추천 인사에 반대하면서 청와대도 난감할 것”이라면서 “노조에 끌려가다가는 인사뿐만 아니라 정책도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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