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지자체 동참 필수
주택·학교 등 태양광 확대 시급
산업부 내년 4350억 예산 편성
더 많은 국민 참여에 성패 달려
■ 대규모 기업 투자로 뒷받침
2030년까지 53GW 설비 필요
한전, 54조 투입 13.5GW 담당
규모 키워 민간기업 투자 기대
정부가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온실가스, 미세먼지 감축 등 환경적 문제와 안전 등을 고려한다면 기존 석탄·석유 화력, 원자력발전 이 외의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확대가 장기적인 국가 에너지 정책의 전략이어야 하는 당위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했고, 에너지 산업에서도 눈에 띌 만한 기술적 진보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정부의 캐치프레이즈 아래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대안 산업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현실적인 길이고, 과제인지를 심층 분석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비중을 현재의 4.9%에서 20%까지 대폭 확대할 것을 천명한 후 지난 29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핵심정책토의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 에너지’로의 전환을 공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올해 1조4122억 원보다 2448억 원(17.3%) 늘어난 1조6570억 원을 반영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내년도 예산편성안을 통해 구체화된 것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화력·원자력 발전을 대체해 새로운 전원(電源)으로 역할을 하고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관련 산업 활성화 차원의 전략과 규제 완화가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주민·지방자치단체의 인식 전환 필수=지난 24일 산업부는 현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재생에너지정책협의회’를 차관 주재로 개최했다. 이 협의회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국민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지자체, 시민단체, 업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분권형 민관협력(거버넌스)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협의회에서는 농촌 태양광 등 주민참여형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주택·아파트·학교 등 자가용 태양광 보급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재생에너지의 저변 확대와 국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부는 내년도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에 2350억 원(2017년 860억 원),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에 2000억 원(1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국민과 지역 단위에서 신재생에너지 인식 전환을 위한 기초사업을 확대하는 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현시점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1차 걸림돌은 낮은 수용성과 천차만별의 지역 규제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주민참여형으로 발전시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한 수익이 지역과 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토대를 닦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규모의 경제 형성이 관건=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단기간에 높이는 데 지역·주민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규모 투자가 절실하다.
지난 6월 말 산업부와 업계·학계 등이 모인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53GW 규모의 신규 설비를 보급해야 하며, 태양광·풍력 발전을 80% 수준까지 보급해 선진국 수준의 에너지믹스를 이룰 것을 주문했다. 이는 현 보급 추세(연평균 1.7GW)보다 연평균 2GW씩 추가 보급하는 것으로, 획기적인 보급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간기업에서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기저발전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시장을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부는 한국전력공사와 같은 거대 공기업을 중심으로 태양광·풍력 등 대형 신재생 복합단지와 같은 대규모 사업(메가 프로젝트)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와 함께 한전이 추진 중인 것(전기사업법 개정 이후)으로 알려진 신재생 발전사업 추진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2030년까지 신재생 발전사업에 54조 원(발전량 13.5GW)을 투입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의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가 67.7GW인데 이 중 20% 정도를 한전이 맡게 된다. 대기업으로서 한전이 신재생 분야 시장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셈이다.
일각에선 공룡사업자인 한전의 참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한전이 닦아 놓은 시장에 다른 대·중견기업들이 뛰어들어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조기에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효과에 더 무게가 실린다.
한 신재생 발전사업자는 “기존 소규모 사업자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분야로는 한계가 있고, 한전의 참여로 대기업까지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며 “결국 민간부문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영역·분야가 확대되고 제도도 개선되는 게 병행돼야 ‘에너지 시프트’라는 국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기반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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