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는 글로벌 사업부문 임직원들이 지난 2월 상반기 워크숍을 끝낸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KDB산업은행 제공
KDB산업은행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는 글로벌 사업부문 임직원들이 지난 2월 상반기 워크숍을 끝낸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KDB산업은행 제공
- KDB산업은행 ‘國益 우선’ 세계 진출

韓은행중‘협조융자’진행 유일
성장성 예상지역 주재원 파견
수익성 확인되면 영업점 전환

주요 거점점포 실적 크게 향상
올 이익 1억5000만 달러 전망
역대 최대 실적 기록할 가능성

印·印尼 개발銀에 데스크 설치
유럽·중동 지역도 교두보 마련
PF·무역금융 분야 영업 ‘중개’
현지 프로젝트 참여 기회 확보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이미 ‘레드오션’이 된 상태다. 산업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및 시장과의 마찰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선박·항공기금융, 국제 협조융자(리스크 분산을 위해 여러 기관이 참여해 대출업무를 진행하는 것) 주선업무 등 강점 분야의 ‘대표선수’로서 진출하고 있다. 또 이들 분야에 국내 금융기관을 함께 참여시켜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협조융자는 ‘선진은행들만의 리그’로서 산은은 선진 은행들의 이너서클 멤버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한국계 은행이다.

국내 시중은행은 국제적인 은행들과 협조융자의 주간사 업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산은이 우선 주도하고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갖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은의 해외 진출은 한국 금융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사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산은은 국외 점포 진출을 할 때 국익의 관점에서 진출 지역을 선정한다. 우선 한국계 기업의 진출이 많아 기업금융 수요가 많은 지역과 개발금융 노하우의 적용이 가능한 신흥시장, 원전·자원개발 등 국가의 대규모 전략적 해외사업 대상 지역 등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한다.

또 국내 금융업계의 해외 진출을 고려해 다자개발은행(MDB), 선진 투자은행(IB) 등과의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사업 진행이 활발한 국제금융 중심지 역시 진출 후보지로 염두에 두고 있다. 산은은 이 같은 기준에 부합하고 성장성과 수익성이 예상되는 지역에 우선 주재원을 파견하거나 사무소를 개설한 다음, 수익성이 확인될 경우 영업점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성장성이 높지만 영업점이 없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현지 은행과의 양해각서(MOU) 체결 및 한국 데스크 설치를 통해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인도 최대의 상업은행인 SBI 내에 한국 데스크를 설치한 뒤 주재원을 파견했다. 이 한국 데스크를 거점으로 삼아 인도 시장에서 다른 국제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협조융자, PF, 무역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업 중개를 해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도 정부 소유로 올해 인도네시아개발은행으로 전환이 추진되고 있는 SMI 내에 한국 데스크를 설치하고 주재원을 파견했다. SMI가 개발은행으로 전환될 예정인 만큼 앞으로 산은과의 실질적인 업무협력의 가능성이 크고, PF와 협조융자 등 현지에서 진행될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에는 베트남 현지의 국영 상업은행인 베트남개발은행(BIDV)과 MOU를 체결한 뒤 무역금융, 자본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 협력을 진행해 나가는 등 향후 진출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져두고 있다.

동남아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과 국내 건설사 다수가 진출한 바 있는 중동 시장 등에도 산은은 적극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7월에는 독일 정부 소유로 사회 인프라, 투자금융 등을 주 업무로 하는 독일재건은행(KfW) 내에 한국 데스크를 설치하고 주재원을 파견했다. 독일을 거점으로 유럽시장 전체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3월에는 경제제재 해제 이후 한국계 기업의 현지 프로젝트 수주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에도 주재원을 파견했다.

산은의 이 같은 해외 진출은 최근 어려워지고 있는 국제금융환경 속에서도 착실하게 실적을 내고 있다. 실제로 홍콩 현지 법인, 싱가포르 지점, 런던 지점 등 주요 거점 점포의 실적향상에 힘입어 올해 6월 말 기준 반기 이익은 7600만 달러(약 853억 원)를 기록했으며, 올해 전체 연간 이익은 국외점포 역대 최대 이익인 1억5000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특히, 홍콩현지법인의 세전 이익은 사상 최대인 2500만 달러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중국 경기 둔화로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는 등 해외 영업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달성됐다. 지난 수년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비거주자 대출, 협조융자 주선, 기업 인수·합병(M&A), PE투자 등 산은 본점의 주업무를 중국 및 동남아 지역 국가에 적용한 결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돼 지속적인 실적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 지점도 산은의 동남아 지역 핵심 점포로서 세계 선진 금융기관과의 업무협력을 바탕으로 협조융자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 대상의 PF, 선박·항공기 대출 등 업무를 수행해 올해 말 2000만 달러 가까운 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도 산은은 해외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초청행사를 열고, 국제 행사에 참석하는 등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강화에 힘쓰고 있다. 7월에는 동남아 13개국의 재무부와 중앙은행 소속 공무원 26명을 초청해 개발금융 노하우를 전수했으며, 이달에는 BIDV의 중간 관리자급 22명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했다. 5월에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와 키프로스에서 열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연차총회에 참석했다. 또 KfW, HSBC, 맥쿼리 등 금융기관과 주한 호주대사관, 주한 조지아대사관 등 정부기관과 면담을 꾸준히 진행해 네트워크를 다지고 있다.

산은은 해외 진출을 꾸준히 지속해 중화권, 아시아, 유럽, 미주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 특성에 따라 해외 진출 전략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나라와 경제발전 단계가 유사한 동남아를 중심으로 산은이 보유한 기업금융 노하우 적용이 가능하고 한국계 기업 진출이 많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적극 진출한 뒤, 유럽·미주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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