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신선한 가을의 문턱에서 공원을 찾은 어린아이가 잠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잠자리채를 연신 휘둘러 보지만 쉽게 안 잡히는군요. 그래도 잠자리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집중하는 모습이 진지하고 귀엽기까지 합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망사가 달린 근사한 잠자리채가 귀했습니다. 그래서 거미줄 잠자리채를 만들었지요. 철사를 동그랗게 구부려 대나무에 고정시킨 후 처마 밑의 거미줄을 감아 만든 잠자리채. 휘두르다가 잠자리의 날개가 끈적거리는 거미줄에 붙으면 포획 성공이지요. 넓은 잔디밭의 평화로운 풍경 너머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었던 휴일 오후였습니다.

사진·글 =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