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韓·美미사일지침 개정
전략자산 배치 필요 설명 차원”
실제논의 땐 중·러 반발 ‘험로’
日열도 위 날아간 北화성-12형
“정상각도서 사거리 줄여” 결론
지난 7월 취임한 뒤 첫 미국 방문에 나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0일 미국 측에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를 언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발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반도 정세에서 ‘핫이슈’ 또는 ‘뜨거운 감자’인 사안이 한·미 안보협의에서 공식 거론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핵 도미노 현상을 두려워하는 중국·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논의가 구체적으로 전개될 경우 동북아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체 안보 환경에도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국방부는 송 장관이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에게 전술핵 재배치를 언급한 데 대해 곧바로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과 확장억제 차원에서 전략 자산의 배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말한 것”이라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송 장관이 북한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에 대비해 핵잠수함이 필요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국방부 관계자는 “원론적 수준의 발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북한이 지난 7월 2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데 이어, 지난 28일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까지 발사한 상황에서 한반도 방어를 위한 확장억제 강화가 절실하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술핵 재도입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사례로 제시했다는 것이 국방부 해명이다.
하지만 송 장관의 언급에는 국방적 측면에서 본다면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수단은 결국 전술핵밖에 없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송 장관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에게 공식 요청한 미군 전략자산의 순환·정례배치도 사실상 비대칭 전력의 한반도 배치와 유사한 효과를 노린 것이다. 지금까지는 문재인 정부가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이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 어떤 형식으로든 간에 미군 핵 전력의 한반도 배치를 통해 북한을 억제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송 장관의 발언이 청와대와의 조율을 거친 것인지 아니면 개인 차원의 의견인지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중국과 러시아를 움직여 대북 석유 수출 중단의 강력한 압박에 나서게 하는 레버리지(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일단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은 전술핵 재배치 언급만으로도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방부는 31일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현안보고 자료에서 북한이 지난 29일 발사한 IRBM ‘화성-12형’을 정상각도를 유지한 채 사거리는 절반으로 줄여 시험 발사한 것이라고 공식 평가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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