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 규모 확정 못해 눈치보기
60세이상 재고용 어려워 난감
형평성 논란…‘勞 - 勞 갈등’도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부문 기간제 근로자의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이 급속히 추진되고 있지만, 정부 가이드 라인이 모호해 자치단체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교육 분야의 경우 4만6660명에 달하는 기간제 교원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노 갈등’만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광역 및 기초단체들은 당초 지난 25일까지 고용노동부에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잠정계획안’을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대다수 지자체는 전환 기준이 모호해 정규직 전환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재조사를 하거나 다른 지자체에 같은 직종의 전환 여부를 파악하는 등 눈치를 보고 있다.

경남 창원시의 경우 전체 기간제 근로자는 1097명으로 파악됐다. 시는 이들 중 대다수가 정부가 정한 연중 9개월 이상 상시 지속업무를 수행하고 2년 동안 지속 업무로 예상되는 직종에 포함돼 정규직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몇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정규직 전환 직종인 환경미화나 시설관리, 공원녹지 등의 직종 근로자 대부분이 60세 이상이어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정년(60세) 문제로 재고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이 고용한 기간제 근로자인 연구보조원도 단기 프로젝트로, 근로자로 볼지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연속된 연구 프로젝트의 고용 인원으로 볼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예산확보에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가 국비지원 언급 없이 정규직 전환 인원에 대한 임금인상분 등을 지자체 예산에서 마련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의 경우 기간제 근로자 200명 가량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 연간 20억~30억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해 국비 보조가 없으면 정규직 전환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정부가 사업 예산을 언제까지 지원해 줄지 불투명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서는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분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논의하는 심의위원회가 기간제 교원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국·공·사립학교의 기간제 교원은 4만6660명이다.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에 참여한 한 위원은 31일 “교사가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일자리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기간제 교사를 정규 교사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임대환 기자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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