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韓銀 14개월 연속 기준금리 ‘1.25%’로 동결

“국내경기 양호한 성장 이어가
대외여건·경제상황 지켜봐야”

美 금리 인상 늦출거란 전망
韓銀의 금리 부담감 덜어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다시 동결했다. 이로써 한은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14개월째 최저 금리를 유지하게 됐다.

한은은 3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양호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며 “대외 여건과 경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기준금리를 현 상황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에 따른 서비스수출 둔화 △금융시장에서의 가격 변동성 확대 △가계대출의 높은 증가세 지속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주택가격 오름세 둔화 및 건설투자 부진 등을 우리 경제의 변수로 뽑았다.

그동안 한은 안팎에선 한은이 조만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주목한 바 있다. 실제 지난 6, 7월까지만 해도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움직임이 나오며 이르면 8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었다.

이 총재도 지난 6월 한은 창립기념사를 통해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 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힘으로써 금리 인상의 ‘깜빡이’를 처음 켰다.

하지만 이 총재는 이때부터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라는 단서를 늘 달았다. 거꾸로 말하면 ‘뚜렷하게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금리 인상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한은이 또다시 금리를 최저치에서 묶었다는 것은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할지 장담할 수 없는 복병이 곳곳에 숨어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 미사일 도발로 최근 북핵 리스크가 급부상한 요인이 컸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 보복조치 등으로 교역여건이 악화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도 한은의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줬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대다수가 내년 1분기 또는 2분기에나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무디스도 30일 발표한 글로벌 거시경제 전망에서 한은이 내년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김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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