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60년대 옛 소련 수소탄
‘슬로이카’ 디자인 모방 평가
“증폭핵분열탄 넘은 수소폭탄
폭발력 낮춰 실험했을 가능성”
美전문가들도 “核융합 일어나
수소탄 기술 성공했을 가능성”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3일 6차 핵실험 직후 성명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하기 위한 핵탄두 개발용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수소탄보다는 증폭핵분열탄 실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에 수소탄이나 그에 준하는 핵무기를 폭발시켰으나 의도적으로 폭발력을 낮췄을 수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북핵 전문가들도 수소폭탄 실험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4일 전문가들은 북한의 발표로 미뤄 이날 오전 사진으로 공개한 ‘ICBM 장착용 수소탄’의 성능시험을 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중 냄비 형태의 핵폭탄 기폭장치와 대(大)구(球)형 물체와 소(小)구형 물체가 결합된 1m 크기의 장구 모양의 핵폭발장치가 순서대로 놓여 있다. 기폭장치와 대구형 물체는 전선으로 결합돼 있다. 이는 구소련에서 1950∼1960년대 실험한 전형적인 수소탄인 ‘슬로이카(Sloica) 디자인’과 같은 형태의 내부 구조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미국의 수소탄인 2단 형상의 ‘텔러-울람(Teller-Ulam) 모델’은 핵융합 물질이 든 장치를 원통형에 가깝게 만들어 차별화된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증폭핵분열탄을 넘어 수소탄을 디자인한 것”이라며 “핵융합 물질을 조절하면 폭발위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소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과 원자탄을 결합해서 실험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폭핵분열탄과 원자탄을 결합해 수소탄을 개발하기도 하는 데 이럴 경우 생산가격을 낮출 수 있고 작전 운용도 쉽다”고 말했다.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도 “구소련도 1950년대 증폭핵분열탄과 수소폭탄 실험을 거의 동시에 했다”며 “증폭형에 수소폭탄 원리를 가미한 것으로, 수소폭탄 쪽에 발을 걸쳐 놓은 만큼 현 단계 구분 자체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미국 북핵 전문가들도 북한의 수소폭탄 기술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하면서, 이번에 완벽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고성능의 수소폭탄을 갖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이번 핵실험의 경우 폭발력이 직전 실험보다 4~5배 정도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이 핵무기는 실제로 핵융합을 이뤄 냈다”며 북한이 수소폭탄 폭발 기술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했다. 켄 가우스 미 해군연구소 박사도 “이번 실험은 과거보다 확실히 규모가 컸다”면서 “이는 수소폭탄 실험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수석 연구원은 ICBM에 장착 가능한 수소폭탄 실험 성공 여부에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번에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더라도 우리 모두 북한이 성공할 것이라는 점은 안다”고 지적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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