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즐겁고 재미있으려면 약간의 긴장감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로 핸디캐퍼는 “오늘 샷이 장난이 아니네요”, “언제 실력이 이렇게 향상됐어요?”, “스크래치를 하더라도 장담 못 하겠는데요”라며 슬슬 분위기를 잡는다. 초반 한두 홀이 지나면 로 핸디캐퍼는 “이제부터 스크래치로 칩시다”라고 제안한다. 하이 핸디캐퍼는 정색을 하고 “싫어요”라며 한마디로 거절한다. 로 핸디캐퍼가 몇 번 더 요구해 보지만, 하이 핸디캐퍼는 한사코 거절한다. 반대로 하이 핸디캐퍼가 내기를 요구하면 로 핸디캐퍼는 속으로 ‘얼씨구나’하고 좋아하면서 못 이기는 척 응한다. 주말골퍼들의 라운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당연하다. 누가 돈을 잃거나 경기에서 지고 싶을까. 하지만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때론 로 핸디캐퍼에게 과감하게 도전할 필요가 있다.
하이 핸디캐퍼 앞에서는 의기양양하게 큰소리 치다가도 로 핸디캐퍼 앞에서는 슬금슬금 꼬리를 내리고 요리조리 피한다면 자신감이 부족하고 자존감이 낮아 열등감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고 만다.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직시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골프 기량 발전과는 영원히 담을 쌓게 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어느 한 부분엔 열등한 면이 있다. 키가 작고 체력이 약하다, 잘생겼지만 마음이 옹졸하다, 똑똑하지만 평판이 나쁘다 등등.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거리가 짧거나 거리는 나오지만 방향성이 나쁘다, 쇼트 게임이 서툴다, 퍼트를 못 한다, 아이언 샷이 들쭉날쭉하다, 폼이 나쁘다, 운동신경이 부족한지 레슨을 받아도 실력이 늘지 않는다…. 골프를 하다 보면 자존심 상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자존심이 상한다고 기분 나빠 하거나 열등감에 빠져 위축돼 있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신경정신과 의사인 오스트리아의 알프레트 아들러(1870∼1937)는 인간은 누구나 어딘가에 열등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체는 물론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열등감이 있다는 설명이다. 아들러는 그러나 이러한 열등감은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고 주장했다. 인간에겐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우월성을 추구하려는 선천적인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미국의 진 사라센(1892∼1999)은 165㎝로 체구가 작았다. 하지만 사라센은 신체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고 장타를 날리기 위한 자신만의 비법을 고안했다. 먼저 비정상적인 강한 그립으로 스윙했다. 백스윙을 시작할 때 왼발을 살짝 들어 체중을 최대한 이동했다. 그런 다음 임팩트 시 늦게까지 코킹을 풀지 않으면서 ‘레이트 히트(Late Hit)’ 타법을 활용했다. 칩샷, 피치샷 등 그린 주위의 샷에서는 오버래핑 그립을 사용하는가 하면 드라이버는 무게 425g짜리를 애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텝스윙’으로 유명한 김혜윤(사진)이 있다. 김혜윤은 어드레스는 평범하지만, 야구에서 타자가 스윙하듯 왼발을 들어 다운스윙하면서 내딛는다. 독특한 스윙이다. 스텝스윙은 작은 키를 극복하고 드라이버 거리를 늘리기 위한 자기만의 비결이다.
의학박사이며 성형외과 의사인 미국의 맥스웰 말츠(1889∼1975)는 “세상 사람 중 적어도 95%는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많은 사람이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열등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먼저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만을 바라보라. 둘째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라. 자신만의 장점이 있다. 그것들을 떠올리며 노력하고 그런 자신을 그냥 칭찬해라. 셋째 최선을 다해라. 이미 충분히 최선을 다했는데 ‘또 최선을?’, 하지만 지금의 최선은 이전의 최선과는 매우 다르다.
미국의 여성 사회운동가이자 정치가로 여성문제, 인권문제 등 다양한 활약을 보였던 엘리너 루스벨트(1884∼1962)는 “열등감은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한 절대로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살다 보면 한 번쯤 열등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보다도 귀한 존재이며 사랑 받을 자격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심리학 박사·연우심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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