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5년 만에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과거와 달리 중국 국내는 물론, 고위직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정확하게 보도했던 홍콩 매체들도 비교적 조용하다. 지난 2012년 당대회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원자바오(溫家寶) 등 최고 지도부 가계의 막대한 부와 부패 사슬을 폭로했던 서구 외신들도 잠잠하다. 일본 언론들만이 ‘차기 상무위원 명단에 왕치산(王岐山·69) 중앙기율위 서기가 없어 7상 8하(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퇴임한다) 유지’ ‘포스트 시진핑은 천민얼(陳敏爾·56)’ ‘7상 8하 폐기’ ‘당 주석직 부활 및 시 주석 3연임 추진’ 등의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보도들을 며칠 새 앞다투어 내놓았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보도는 시진핑파 3명, 공청단계 3명의 균형 잡힌 인사로 기존 관례에 따라 계파 간 타협으로 7명의 상무위원 명단을 선정했다는 내용이다. 7상 8하 규정도 유지된다. 지난달 28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천민얼 충칭(重慶)시 서기가 ‘포스트 시진핑’으로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하루 뒤인 2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중국 공산당의 정년 규정이 철폐되고 시 주석이 자신의 연임을 추진할 것이며 당 주석직 부활도 제안했다면서 규정대로라면 물러나야 할 59세인 왕치산의 유임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며칠 사이에 나온 세 보도 중 최소한 하나는 공식 발표가 나오는 다음 달 18일 개막하는 당대회가 폐막한 다음 날, 오보로 판명 날 것이다.
중국 정치에 정통한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덩샤오핑(鄧小平)이 마오쩌둥(毛澤東) 시절의 혼란과 오류, 권력 집중을 막기 위해 1982년 9월 1일 12기 중앙위원회 1중 전회에서 폐기한 당 주석직을 부활시키려면 당내 지지와 함께 당장(黨章)을 고쳐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시점에 중앙당교의 전문가 등 동향이 없는 점을 보면 당 주석 부활은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베이징 외교소식통도 “법치를 강조해 온 시 주석의 당 주석제 부활 및 ‘셀프 등극’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상무위원이 현재의 7명에서 5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역시 위의 ‘상무위원 명단’ 보도와 배치되는 관측이다.
일본 언론들의 중국 당대회 보도를 보고 있으니 답답해진다. 1999년 중국 정치에 관심을 보인 기자에게 당시 은사의 첫마디는 “일본어는 할 줄 아나?”였다. ‘중국 정치론’ 교과서, 외교부 홈페이지와 언론 기사에도 나오는 용어 ‘전인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준말이다. 그러나 정작 중국에서는 ‘인대(人大)’로 줄여 부른다. 한국은 연구 초기 당시 중국 연구가 선진적이었던 일본 학계에서 쓰던 용어를 그대로 옮겨 왔다. 지금은 베테랑 외교관이 된 수교 당시 중국 자료 담당 서기관은 최근 기자를 만나 “당시 내 손으로 일본 자료를 보고 급히 외교부 공식 자료를 작성했지만, 이제는 일본이나 미국이 아닌 한국의 눈과 능력으로 중국을 분석해야 할 때”라고 토로했다. 베이징에서 특파원으로 일하다 보면 일본의 정보력에 감탄할 때가 종종 있다. 그 외교관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기자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구석이 묵직하다.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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