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균렬 서울대 핵공학과 교수

핵탄두 ICBM 탑재능력 과시
6차핵실험 합격선 넘은 수준

北 레드라인 넘어섰지만
韓 대응할 어떤 힘도 없어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갖추면
核무기 이르면 연말 실전배치


“6차 핵실험은 미국 동부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핵탄두 경량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판단됩니다.”

서균렬(61·사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번 실험에서 위력은 작게 하면서 가볍게 만드는 경량화를 전략적으로 택한 배경은 한마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서 교수는 “북한은 이제 더 이상 핵 위력 강화를 위한 핵실험이 필요 없는 경지로, 핵무기 위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단계에 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6차 핵실험은 턱걸이가 아니라 합격선을 넘어선 것으로 우리가 북핵을 저지할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5차 핵실험에 비해 최소 4배 이상인 50kt(1kt=TNT 1000t 폭발력)에 도달한 현 단계에서 북한 주장처럼 수소탄이 맞는지 아니면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증폭핵분열탄인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해졌다”며 “북한은 레드라인을 넘었지만 한국은 아무런 힘이 없고, 한국을 대신해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다른 나라가 핵 보복 위협을 무릅쓰고 북한에 레드카드를 대신 발부할 것을 기대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서 교수는 “6차 핵실험은 북한의 발표를 감안하면, 핵무기 폭발력을 보여주기보다는 ICBM에 탑재할 500㎏∼1t 정도의 핵탄두 개발능력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며 “고폭장약이나 우라늄(U)-238을 껍질로 감싼 후 화학폭약과 탬퍼(tamper·핵물질을 감싸는 장치)로 이들을 압축 폭발시켰다면 김정은 표현대로 꽝꽝하는 위력을 보여줬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 경우 메가톤(Mt)급의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백두산 화산활동과 접경지역 중국 동북3성에 영향을 주고 갱도 붕괴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폭발력을 높이는 시도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위력은 떨어지더라도 미국 동부까지 갈 수 있게 경량화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북한은 이제 정교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선보이면 핵무기 개발 완성단계에 진입한다”며 “핵무기 병기화를 마친 뒤 실전 배치를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설날 때까지는 끝낼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를 60∼100기 정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북한이 500㎏ 중량 핵탄두를 ICBM에 탑재하는 최후통첩을 하기 전에 강력한 경제봉쇄와 전술핵 재반입, 독자 핵무기 개발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핵 대응 생존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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