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가 57% 수준서 낙찰도
제재 우려에 낙찰 포기 못해
정부의 조달 사업이 저가 계약 관행으로 3년간 평균 9조5200억 원에 달하는 기업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가의 최저 57% 수준에서 낙찰하는 등 지나친 저가 구조 때문에 조달 가격 산정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조달청이 아태행정산업연구원에 용역연구를 의뢰한 ‘조달가격 사전검증체계 확립방안 연구’에 따르면 전체 정부 조달계약 사업은 연간 23조 원 규모인 데 2013∼2015년 3년간 약 8조783억 원에서 최대 9조5241억 원가량의 기업 손실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낙찰률이 86∼90%(평균 88%의 ±2% 범위)로 낙찰가는 평균 31조844억 원에서 32조5302억 원 규모인데, 실제로 집행된 가격은 23조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2012년에서 2016년으로 범위를 넓혀 낙찰률을 계산한 결과, 적정가의 최소 57.3%에서 94.4%로 집계됐다. 즉 일부 계약은 적정가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계약 방법별로는 단가 계약에서 저가 계약이 많았다. 저가 계약의 원인은 납품 예정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산정하기 때문이다.
예정가격은 기존 거래가 없었던 경우 원가계산가격과 견적가격 등을 적용해 산정한다. 그런데 정부 조달 시장에 우선 진입하기 위해 해당 원가, 견적가를 낮게 조정해 실제 적정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많다.
낙찰 후 지나친 손실이 예상돼도, 낙찰을 포기하는 경우 부정당 업체로 제재를 당할 수 있어 포기하지 못하는 게 다반사다. 손실을 본 해당 업체가 다음 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해당 가격이 적정 거래가격으로 인정돼 다른 업체의 저가계약을 유도하게 된다. 게다가 원가와 견적가에 대한 신뢰 자체가 낮아 조달청에서는 가격을 자꾸 깎으려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립된 가격검증기관을 지정, 운영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전문기관의 조사를 통한 적정 원가 검증이 이뤄져 가격 부풀리기나 지나친 가격 낮추기 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제재 우려에 낙찰 포기 못해
정부의 조달 사업이 저가 계약 관행으로 3년간 평균 9조5200억 원에 달하는 기업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가의 최저 57% 수준에서 낙찰하는 등 지나친 저가 구조 때문에 조달 가격 산정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조달청이 아태행정산업연구원에 용역연구를 의뢰한 ‘조달가격 사전검증체계 확립방안 연구’에 따르면 전체 정부 조달계약 사업은 연간 23조 원 규모인 데 2013∼2015년 3년간 약 8조783억 원에서 최대 9조5241억 원가량의 기업 손실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낙찰률이 86∼90%(평균 88%의 ±2% 범위)로 낙찰가는 평균 31조844억 원에서 32조5302억 원 규모인데, 실제로 집행된 가격은 23조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2012년에서 2016년으로 범위를 넓혀 낙찰률을 계산한 결과, 적정가의 최소 57.3%에서 94.4%로 집계됐다. 즉 일부 계약은 적정가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계약 방법별로는 단가 계약에서 저가 계약이 많았다. 저가 계약의 원인은 납품 예정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산정하기 때문이다.
예정가격은 기존 거래가 없었던 경우 원가계산가격과 견적가격 등을 적용해 산정한다. 그런데 정부 조달 시장에 우선 진입하기 위해 해당 원가, 견적가를 낮게 조정해 실제 적정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많다.
낙찰 후 지나친 손실이 예상돼도, 낙찰을 포기하는 경우 부정당 업체로 제재를 당할 수 있어 포기하지 못하는 게 다반사다. 손실을 본 해당 업체가 다음 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해당 가격이 적정 거래가격으로 인정돼 다른 업체의 저가계약을 유도하게 된다. 게다가 원가와 견적가에 대한 신뢰 자체가 낮아 조달청에서는 가격을 자꾸 깎으려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립된 가격검증기관을 지정, 운영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전문기관의 조사를 통한 적정 원가 검증이 이뤄져 가격 부풀리기나 지나친 가격 낮추기 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