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스트·시청자 지출내역 분석
이상민, 69억 넘는 빚 갚으려
근검절약의 생활 노하우 전파
‘절약’이 예능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몇몇 스타들의 ‘억’소리나는 소식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던 대중이 근검절약을 실천하고 있는 연예인들의 언행에 동질감을 표하고 있는 셈이다.
방송인 김생민은 절약의 대명사로 데뷔 25년 만에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1992년 데뷔 동기인 유재석, 지석진, 조혜련 등이 승승장구한 반면 KBS 2TV ‘연예가중계’의 장수 리포터로서 ‘주변인’으로 맴돌던 그는 팟캐스트로 진행하던 ‘김생민의 영수증’(사진)이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KBS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는 기쁨을 맛봤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게스트와 시청자들의 영수증 지출내역을 분석해주며 올바른 소비에는 ‘그레잇(great), 과도한 소비에는 가차없이 ‘스튜핏(stupid)’을 외친다. “음악은 1분 미리듣기면 충분합니다”, “신부의 페디큐어요? 웨딩드레스 때문에 발이 안 보이고, 바닷가에서는 모래로 가리세요”, “10명이 바다에 가면 파라솔은 하나만 빌려요. 7명은 항상 바다에 나가 있으니까요.”, “충동구매 말고 충동적금을 드세요” 등 그의 어록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SNS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1일 방송된 ‘연예가중계’에서는 리포터가 아닌 인터뷰 주인공으로 조명을 받은 그는 “이 자리에 20년 있었는데 처음 있는 일이어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김생민 이전에는 ‘궁상민’(궁상+이상민)이라 불리는 가수 겸 방송인 이상민이 있었다. 개인파산을 신청하지 않고 69억 원이 넘는 빚을 갚고 있는 그는 절약을 생활화하고 있다.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1만 3000원에 연어 대가리 2개를 사와 연어 구이를 즐기고, 유통기한이 지난 식빵과 요구르트는 각각 냉장고 악취 제거용과 얼굴팩으로 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회식 후 남은 피자는 싸와 얼려 두었다가 끼니를 해결하는 등 생활 노하우를 전파한다. 열심히 살아가는 그를 응원하기 위해 채권자는 적은 월세를 받으며 집을 세놨다.
이상민의 절약하는 삶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자 ‘미운 우리 새끼’ 제작진은 가수 김종국, 배우 채시라 등 게스트들의 절약 습관을 전파했다. “아버지를 닮아 물건을 잘 못 버린다”는 김종국은 휴지를 한 번에 한 칸 씩 썼던 어린 시절을 고백했다. 채시라 역시 “치약을 다 쓰면 잘라서 10번을 더 쓴다”고 털어놓았다.
SBS 예능국 관계자는 “연예인의 화려한 삶은 동경이자 질투의 대상”이라며 “반면 그들도 일반적인 서민과 마찬가지로 절약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긍정적 이미지를 전파하는 동시에 공감을 산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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