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성장멈춘 주력산업

올 2분기 가동률 71.6% 그쳐
공장 10곳 중 3곳 멈춰선 셈

자동차 생산 5년새 10% 급감
조선 수주잔량 中의 60% 그쳐

최저임금·법인세율 잇단 인상
기업들 생산비용 갈수록 증가

中 저임금·정부지원속 급성장
과학기술 경쟁력도 한국 추월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움직임 등 대내외 악재와 저효율·고비용 생산구조 심화로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 제조업들이 일제히 휘청거리고 있다.

산업 경쟁력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과학기술 경쟁력마저 정부 차원의 적극 육성과 규제 철폐를 앞세운 중국에 추월당해 향후 글로벌시장 점유율이 줄줄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쏟아지는 상황이다.

6일 통계청 및 산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조선, 금속, 가전 등 주요 산업에서 생산 및 수출이 줄줄이 감소하면서 2분기(4∼6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다음 해인 2009년 1분기(66.5%) 이후 가장 낮은 71.6%에 머물렀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10곳 중 3곳은 돌아가지 못하고 멈춰 섰다는 의미다.

반도체와 함께 제조업을 이끌어 온 자동차의 경우 2011년 생산량이 465만7094대에 달했지만, 지난해 422만8509대로 5년 새 10% 가까이 줄었고 올 상반기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1.5% 감소했다.

조선의 경우 8월 말 현재 국내 조선사 수주잔량이 1610만GT로 중국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해양플랜트는 유럽, 벌크선은 중국에 밀리고 유조선과 LNG 운반선으로 근근이 버티는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던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역시 올해 중국에 밀려날 것으로 전망됐고, 스마트폰의 경우도 2분기 글로벌시장 점유율 조사 결과 화웨이·오포·샤오미 등 3∼5위 중국업체들의 점유율 합계(25.6%)가 삼성전자(23.3%)를 추월했다.

한국 제조업의 퇴조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임금 등 생산비용이 급등하는 가운데 생산 및 수출이 증가 또는 유지되려면 생산성 향상, 신산업으로의 빠른 전환이 이뤄져야 하지만 실제 현실은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1∼2016년 30대 그룹 164개 상장사 분석 결과 직원 1인당 매출액, 영업이익은 연평균 각각 1.8%, 3.0%씩 감소했다. 포천 500대 기업에 속한 국내 8개 제조업체 분석 결과 사업부문별 영업이익률이 5% 이하인 사업부문 비중이 67%에 달했을 정도로 수익구조 역시 취약하다.

반면 제조업 신생률(활동기업 수 가운데 올해 신생기업 수 비율)은 2015년 10% 수준으로 떨어졌고,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재편 역시 갈수록 줄고 있다.

산업 경쟁력이 뒤처지는 와중에 거대 시장, 저임금 등을 무기로 한국을 쫓아온 중국이 정부의 적극적 산업육성전략 등을 통해 최근에는 과학·기술 경쟁력마저 추월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과학 경쟁력은 2015년까지 중국보다 다소 우위를 보였으나 지난해 추월당했다. 기술 경쟁력 역시 중국은 1997년 45위에서 올해 4위로 도약하며 한국을 크게 앞서는 상황이다. 범정부 차원의 지원에 힘입은 공격적 투자로 세계 최대 LCD 생산국으로 부상했고 자동차 역시 글로벌 기업들과 합작 형식으로 기술 습득 후 전기차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단숨에 한국을 따라잡았다.

중국 등 경쟁국들이 제조업 육성에 주력하는 사이, 한국은 대외 환경 악화 속에 정부가 최저임금과 대기업 법인세율을 올리고 법정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등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키고 있다. 급작스러운 탈원전 정책에 따른 전기료 인상 가능성, 불명확한 통상임금 기준 등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산업 정책이나 규제 개혁, 노동 개혁 등의 움직임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기업가 정신이 예전만 못하고 갈수록 빨라지는 기술 변화에 기업들이 제대로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남석·임정환·박준우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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