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헹가래는 이란-시리아戰 끝난뒤 진행
팬들 선수들과 기념촬영 “힘내세요” 따뜻한 격려
축구계 “이기지 못했지만 최선다해… 응원 해주길”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직행을 확정한 축구대표팀이 7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지만, 대표팀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6일 원정으로 치른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마지막 10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0-0으로 비긴 대표팀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는 걸 의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인천공항에 도착한 대표팀은 ‘조촐한’ 해단식을 진행했고 곧 흩어졌다. 그리고 대표팀 멤버들은 말을 삼갔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긴장한 표정으로 “제가 맡은 9차전(이란과 0-0), 10차전에 분명 질타받아야 될 문제는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시 6일 열린 시리아-이란의 경기가 2-2로 끝나 대표팀은 시리아를 제치고 2위로 아시아 최종예선 A, B조 1∼2위에게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했다. 대표팀은 4승 3무 3패(승점 15), 3위 시리아는 3승 4무 3패(승점 13)다. 이란 덕분에, 이란이 시리아와 비겼기에 시리아 대신 본선에 진출했다는 의미에서 일부 팬들은 ‘진출당했다’ ‘어부지리’ 등으로 표현하며 대표팀을 질책했다.
그리고 이른바 ‘헹가래 논란’이 불을 지폈다. 한 온라인매체가 우즈베키스탄과의 10차전이 끝난 뒤 대표팀이 신태용 감독을 헹가래 친 것을 문제 삼았다. 이 매체는 시리아-이란의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대표팀이 ‘이미’ 헹가래로 승리를 자축했다고 잘못 전했다. 시리아가 이란을 이기면 본선 직행이 좌절되는데도, 시리아-이란의 게임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헹가래를 쳤다는 ‘오보’는 팬들의 분노를 유도했다.
사실과 다르다. 기자는 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10차전을 지켜봤다. 기자석에서 시리아-이란의 경기가 2-2로 끝나 대표팀의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는 걸 확인한 뒤 컴퓨터 전원을 끄고 가방을 챙긴 다음 대표팀을 취재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내려갔고 그 때 대표팀은 헹가래를 쳤다. 대표팀이 본선 직행을 인지한 뒤 세리머니를 펼친 건 기자의 눈으로 확인한 팩트다.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엔 3만4000여 명에 이르는 우즈베키스탄 홈 관중이 몰려 우즈베키스탄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을 응원했다. 한국을 꺾지 못해 우즈베키스탄 팬들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우즈베키스탄 관중들은 한국대표팀에 박수를 보내면서 본선 진출을 축하했다.
같은 날 아르헨티나. 월드스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베네수엘라와의 남미예선 홈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아르헨티나는 6승 6무 4패(승점 24)로 5위. 남미예선에선 4위까지 본선에 직행하며, 아르헨티나는 본선 티켓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홈 관중은 ‘승리하지 못한 죄책감’에 고개를 숙이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메시를 향해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격려했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비난이 아닌 격려를 선택했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한 축구계 원로는 “우즈베키스탄에 이기지 못했지만 대표팀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골을 넣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이기지 못했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이젠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매진해야 한다. 지금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인천공항에 나온 팬들은 대표팀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사인, 기념촬영을 요청했고 선수들은 기꺼이 응했다. 인천공항의 팬들은 “힘내세요” “고생하셨습니다” 등 큰 소리로 대표팀을 응원했다.
인천공항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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