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존엄 겨냥’ 초강경 조치

미국이 6일 마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이 그대로 현실화될 경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해외 자산이 동결되고 여행이 금지되면서 사실상 대외활동이 불가능해진다. 김 위원장의 해외 은닉 재산은 찾아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 효과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여행 금지 조치는 그의 외교 행보를 가로막는 결정적 제재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이 계획표대로 위기 국면을 고조시킨 뒤 중국이나 러시아를 전격 방문할 수 있다”며 “여행 금지가 이런 해외 방문까지 옥죄는 것이라면 상징적 조치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에게 사실상 전범자 수준의 오명을 안겨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이 대북 제재 대상에 김 위원장을 포함시키려는 것은 이번 제재가 북한 정권 자체를 겨냥한 조치임을 나타낸다는 평가도 있다. 북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제재는 개인을 넘어 해당 정권의 정당성을 흔드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김정은 정권교체와 정권 붕괴를 원하지 않고 비핵화와 통일을 서두르지 않으며, 미군이 38선을 넘지 않겠다는 ‘4NO’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6차 핵실험을 기점으로 북한이 계속 도발할 경우 이 원칙이 지속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체제에서는 지도자에 대한 비난이 곧 체제에 대한 모욕이기 때문에 더 극렬한 반발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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