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개혁위원회 권고

살수차 사용때 기준수압 하향
차벽 배치도 예외적으로 허용
교통불편 이유 집회제한 안돼
“공권력 무시 행태 심화 우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가 7일 집회·시위 대응 전 과정을 ‘인권 친화적’으로 재편하는 등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하라고 경찰에 권고했다. 핵심 내용은 △교통 불편을 이유로 한 집회 제한 원칙적 금지 △소요사태 등 불가피한 살수차 사용 때도 수압 기준 하향 △경찰 버스로 차벽(車壁) 만들기 원칙적 금지 △사진촬영 등 증거를 수집하는 현장 채증(採證) 제한 등이 핵심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개혁위의 모든 권고사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혁위는 최근 전체회의를 열어 ‘집회·시위 자유 보장 최종 권고안’을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개혁위는 우선 교통소통을 이유로 한 집회·시위의 전면 금지통고는 물론, 제한통고와 조건통보까지 원칙적으로 금지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개혁위는 살수차 이용과 관련해 “배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소요사태나 핵심 국가 중요시설에 대한 공격행위 등의 경우에 한해, 지방경찰청장의 명령에 따라 극히 예외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에는 ‘지방청장, 경찰서장 또는 그 위임을 받은 경찰관’ 판단으로 살수차를 사용할 수 있었다. 개혁위는 또 최루액 혼합 살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최대수압 기준을 기존 15bar에서 13bar(20m 내 5bar, 10m 내 3bar)로 낮추도록 권고했다. 살수 방향도 기존 규정은 ‘가슴 이하를 겨냥하여 직사 살수’가 원칙이었으나, 권고안은 ‘분산(좌우로 물을 뿌리는 것)→곡사(물줄기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도록 뿌리는 것)→직사’ 순으로 단계를 밟게 했다. 직사 살수가 필요한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도 곧바로 시위대에 물을 뿌리는 게 아니라, 일단 땅바닥에 물을 쏘는 것부터 시작해 점점 위쪽으로 올라가되 가슴 높이 이하로 살수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개혁위는 또 참가자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고 차벽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과격한 폭력 행위 등이 임박했거나 증거보전 필요성이 현저한 경우’ 외에는 채증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인의 법익을 명백히 침해하거나 공공 안전을 위협할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집회를 강제로 해산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개혁위는 권고했다. 이와 함께 집회·시위 때 경찰 무전망을 녹음해서 일정 기간 보관해 경찰의 법 집행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온라인 집회 신고 시스템 도입과 신고 절차 간소화를 위한 법 개정 등도 추진토록 했다.

이에 대해 일부 현장 경찰관들 사이에선 공권력 무시 행태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일선 경찰관은 “일부 전문 시위꾼들이 시비를 걸고 경찰관에게 폭행을 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우리는 그냥 맞고만 있어야 하는 거냐”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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