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동·서·영도구 등 4개구가 하나로 통합되고 북항재개발 사업이 완공됐을 때 4개구 일대 상상도(조감도). 부산시는 인구감소와 노령화가 심각한 이들 구를 통합, 부산 중심구로 발전시키기 위해 내년 초까지 주민투표 등 각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부산시 제공
부산 중·동·서·영도구 등 4개구가 하나로 통합되고 북항재개발 사업이 완공됐을 때 4개구 일대 상상도(조감도). 부산시는 인구감소와 노령화가 심각한 이들 구를 통합, 부산 중심구로 발전시키기 위해 내년 초까지 주민투표 등 각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부산시 제공

인구감소·노령화에 활력 잃어
市 “경쟁력 확보로 비용 절감
행정·재정 효율 높일수 있어”

반대측 “상권위축 등 손실 커”
공청회 여론 팽팽… 파행 빚어


부산시가 원도심인 중·동·서·영도구 등 4개구를 하나로 통합하기로 강력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에서 핫이슈가 되고 있다. 시는 인구감소 등 낙후 정도가 전국 최악인 이들 구를 반드시 통합해야 하며 시기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4개구 중 중·서·영도구 등 3개구의 구청장이 모두 3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구 등 일부 구는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학계, 정계 등에서도 찬반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경남 창원·마산·진해시 통합, 2014년에 충북 청주시·청원군 통합 등이 있었지만 대도시 내 오랜 전통을 가진 ‘구’끼리의 통합은 처음이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실패하면 서병수 부산시장의 내년 재선 가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는 인구 감소율과 노령화가 심각한 이들 4개구를 통합해 부산 중심구로의 도약이 필요하다며 각종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는 △9∼10월 중 통합안을 마련해 대통령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 건의 및 행정안전부 제출 △11월부터 내년 초까지 시·구의회 의견수렴과 주민투표로 주민 동의, 통합추진공동위원회를 구성해 통합 구의 명칭과 청사 위치확정, 행안부의 설치법안 제출 및 법률안 공포 등의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계획대로 된다면 내년 7월에는 통합구청장 1명과 단일 통합구의회가 탄생한다. 따라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4개 구청장과 시의원이나 구의원으로 각각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지역 정치권에서는 상당한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시는 반대하는 주민과 구 및 구의원 등을 계속 설득하고 있다. 결국 각 구별 주민 찬반투표로 가면 전체 주민 입장에서는 통합을 원하는 쪽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에 따르면 전국 69개 자치구 중 평균연령이 동구(47.7세)가 1위로 가장 노령화해 있는 등 4개구가 1위에서 4위까지 모두 차지하고 있다. 전국 228개 기초단체의 10년간 65세 이상 노인 증가율도 4개구가 모두 5위권 안에 포진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4개구의 합산인구는 2007년 44만2000명에서 2040년에는 21만5000명으로 절반으로 쪼그라든다.

그러나 이들 소규모 구들이 통합되면 부산에서 인구 37만4569명(3위), 지역 내 총생산 1위, 사업체 수 1위의 대형구가 탄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4개구의 중복적인 행정·재정 비용이 연간 1000억 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 관계자는 “이들 구의 낙후속도는 전국에서 제일 빠르지만 통합하면 현재 진행 중인 북항재개발 사업(153만2000㎢)의 완공까지 겹쳐 국제해양관광비즈니스의 거점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체 시민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서 시장은 “4개구가 통합해 행정 및 재정 효율성을 높여 그 여력으로 낙후된 도심의 주민복지, 문화관광, 대중교통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지난 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원도심 4개구 통합 시민공청회’에서는 찬반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진행방식을 두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공청회 발제자로 나선 정창식 동의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현재 논의되는 원도심 통합 논의는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며 “통합 창원시의 사례에서 보듯 원주민의 상실감과 상권 위축 등 통합에 따른 손해가 더 크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반해 윤은기 동아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추진 중인 북항재개발과 원도심 지역별 문화센터 및 특화거리 조성 등으로 원도심 발전을 이루고, 서부산과 동부산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원도심 통합은 필요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이종협 지방자치발전위원회 통합지원과장은 “지역 통합은 주민이 결정하는 것으로 자율이 중요하다”며 “통합을 하려면 11월까지 두 달 안에 행안부의 통합권고 등 일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장에는 중구 등 일부 주민이 통합반대 의견을 전달하며 도중에 퇴장하는 등 파행을 빚기도 했다.

김은숙 중구청장은 “중구는 거주 인구가 적지만 유동인구가 거주자의 수십 배에 달하는데 유동인구에 대한 행정수요도 있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주민 의견 수렴없이 일방적인 추진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극제 서구청장은 ”통합에 대한 국·시비 등 인센티브가 투입되면 산복도로 달동네 열악한 주택시설의 획기적 개선과 원도심 전체의 마을버스 운행, 통합 관광자원 확충으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찬성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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