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37년간 철권통치
우간다, 작년大選 부정 의혹
野 “우리도 케냐처럼” 호소


선거 불복과 폭동, 유혈 충돌은 비단 케냐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가봉, 부룬디,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각국에서 폭력 사태는 빈번히 일어난다. 아프리카에선 선거를 믿지 않는다.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장기 집권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선거를 이용하는 동안 민주주의의 꽃은 시들어버린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8월 치러진 대선을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치르라는 케냐 대법원의 판결에 아프리카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8일 외신들에 따르면, 짐바브웨 야당 민주변화동맹(MDC)의 모건 창기라이 대표는 “민주주의를 향한 좋은 발걸음”이라면서 “케냐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짐바브웨에서도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케냐의 옆 나라인 우간다의 키자 베시기예 야당 대표도 “아프리카에서 전례가 없는 판결”이라고 평가하며 “우간다에서는 그런 결정이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우간다 사법부는 케냐로부터 독립성을 지키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짐바브웨 역시 케냐와 마찬가지로 폭력과 부정선거 등으로 얼룩진 대선을 치러왔다. 칭기라이 대표는 1980년 독립 이래 철권통치를 이어온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을 상대로 세 차례 대권에 도전했으나 모두 석연찮게 패배했다. 우간다의 경우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60% 이상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나 국제사회 선거감시단은 공권력의 횡포 속에 치러진 선거였다고 평가했고, 베시기예 대표는 무세베니가 부정과 조작으로 당선됐다고 주장해 왔다. 케냐 남쪽에 인접한 탄자니아 야당 의원인 지토 카브웨는 “케냐가 기준점을 높였다. 탄자니아도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가 가능토록 헌법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자니아에선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조차 불가능한 것이다.

몇몇 아프리카 국가들에선 긍정적인 징후들이 나타나면서 아프리카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23년 동안 감비아에서 집권한 야흐야 자메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퇴진했다. 그의 퇴진에는 다른 아프리카 민주 국가들이 역할을 했다. 자메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야권 지도자 아다마 배로에게 패배하고서도 선거 무효를 주장하자 나이지리아 대통령,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으로 구성된 아프리카연합(AU) 사절단이 자메 전 대통령을 압박했고 이에 굴복한 자메 전 대통령은 결국 망명했다. 이후 지난 4월 감비아에선 23년 만에 처음으로 자유·민주 선거가 시행됐다. 평화적 민주 선거가 정착된 가나와 같은 나라도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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