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功過 있지만 정파 떠난 사업
모두 박 前 대통령 유산 누려”
‘나만의 우표 서비스’ 통해
내달 1만장 제작 11월 배포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우표 제작은 정파를 떠나 생각해야 합니다. 우정사업본부가 정치적 판단으로 우표를 만들지 않겠다면 우리 손으로 만들겠습니다.”
박성은(여·22·사진) 한국대학생포럼(한대포) 회장은 8일 “미국에서는 민주당 집권기인 2011년에 로널드 레이건 전 공화당 대통령 100주년 기념우표가, 공화당이 집권한 올해 존 F 케네디 민주당 전 대통령 100주년 기념우표가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대포는 박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을 위해 오는 30일까지 시민 후원을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의 ‘나만의 우표 서비스’를 통해 우표 1만 장을 발행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무산된 박 전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대학생들이 직접 하겠다는 것이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박 회장은 ‘기념우표를 제작하기로 한 계기가 뭐냐’는 질문에 “애초에 우정사업본부에서 제작하기로 했다가 불발됐는데 많은 시민이 아쉬워해 계속 서명운동을 했다”며 “현 정부에서 우표 발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차라리 시민의 성금을 모아 시민의 힘으로 자발적으로 만드는 게 더욱 의미가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념우표는 박 전 대통령의 유산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10월 말까지 우표 제작을 완료한 뒤 11월 초 후원자들에게 발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6일 이틀 동안 모인 후원자만 600명”이라며 “최종적으로 후원자 1만 명을 모집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회장은 “강원도의 작은 마을에 사는 할머니가 친구 네댓 명과 함께 2000원씩 후원금을 보낸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미국, 뉴질랜드 등 해외에 사는 분들도 사무실로 수표를 보내 후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경북 구미시에서도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가 10만 명 서명운동을 벌여 성공했는데, 한대포에 후원한 분들뿐만 아니라 기념우표 제작을 정부에서 해주길 바라는 시민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대포 내에도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가 다양하게 섞여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는 친구들도 기념우표는 발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만 기념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우리는 다른 대통령의 기념우표가 나오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물론 박 전 대통령은 공도 과도 모두 있는 사람”이라며 “그러나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은 모두 박 전 대통령의 유산’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알 필요는 있다”고 역설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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