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7일 신산업·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으면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문재인표 규제 완화 정책 1호’다. 영국의 핀테크 산업에서 유래한 규제 샌드박스는 모래놀이터에서 노는 어린이들처럼 규제가 없는 공간에서 새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쳐보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또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사전 허용 사후 규제) 등 구체적 추진 계획을 밝혔으나, 기업들은 여전히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규제 개선을 외치지만 정작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이유로, 수요자 중심이 아닌, 평가기관 위주의 규제 개선책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경우 수요자인 중소기업이 아닌 공무원의 입장에서 규제개혁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 관계자는 “규제개혁이 관료 입장에서 이뤄지다 보니 법과 시행령, 규정 등의 정비에 주로 관심을 두었다”며 “실제로 개선된 법과 시행령, 규정이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는지 후속 조치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고 지적했다.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적극성에 따라 규제개선 반영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도 있었으며, 규제의 ‘본질적 성과·결과’ 중심 개선·평가보다는 실적·지시(규율)이행 여부, 투입 활동, 민원 해결 중심으로 개선·평가된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개혁 추진 과정에서 수요자인 중소기업계의 의견 수렴이 다소 형식적”이라고 말했다. 규제 관련 분야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협의체의 의견을 규제개혁 추진 과정에서 사전에 수렴하는 과정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미 법안·규정안을 다 만들어 놓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입법예고 전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 등 개최도 미흡했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이번 정부가 대기업에 비해 시간·인력·자금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차등적으로 적용하는 ‘중소기업 규제 차등화’를 밝힌 데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계의 폭넓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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