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전문강사, 초등스포츠강사 등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비정규직 강사들이 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단피케팅을 하며 무기계약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11일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교육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뉴시스
영어회화전문강사, 초등스포츠강사 등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비정규직 강사들이 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단피케팅을 하며 무기계약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11일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교육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뉴시스
“임용 교사들과 형평성 문제”
기간제교사 전환불가 결정

“정부의 희망고문에 속았다”
제외 스포츠강사 등도 반발

정부, 비정규직 정책 첫 결정
‘논란 끝 아닌 갈등 시작’ 우려


교육부가 11일 기간제 교사 및 7개 학교 강사 직종에 대한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 여부를 결정지은 것은 새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사실상의 첫 결정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예상대로 기간제 교사나 영어·스포츠 강사 등에 대한 정규직 및 무기계약직 전환이 ‘불가’로 결정됨에 따라 당사자들의 반발과 사회적 혼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유사한 사례의 정책 방향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사회적 갈등이 심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새 정부가 내린 첫 ‘교통정리’인 셈이다. 정부가 지난 7월 정규직과 비정규직 전환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는 했지만, 기간제 교사나 스포츠 강사 등 세부 직종에 대한 전환 여부를 결론 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기간제 교원에 대해서는 정규 교원 채용에서 사회적 형평성 논란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임용고시를 통해 교사가 된 정규직 교사들과의 차별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현실론에 기반을 둔 교육부의 이번 결정이 논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갈등의 시작임을 알리는 이유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요구해온 교육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정규직 문제가 하반기 교육계의 최대 현안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 모여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비롯한 7개 직종 비정규직 강사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연 바 있다. 전국기간제 교사연합회 역시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기간제 교사들은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을 시행하겠다며 기간제 교사들을 꿈과 희망에 부풀도록 해 놓고 이제 와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하는 것은 ‘희망 고문’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주장해 온 민주노총도 정부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현 정부 출범에 역할을 했던 스포츠 강사 단체의 반발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초등학교 스포츠강사연합회는 지난 4월 스포츠 강사에 대한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문 후보 지지를 발표한 바 있다. 한 스포츠 강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스포츠 강사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가장 적합한 후보로 생각해 투표했는데, 결론이 이렇게 나와 매우 실망스럽다”며 “처우개선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원 공개채용원칙을 무시하면서까지 무조건적인 무기계약직화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던 ‘중등 예비교사들의 외침’ 등은 교육부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교원의 공개채용원칙을 무시하면서까지 강사의 무조건적인 무기계약직화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해 왔다.

이번 사태는 오는 14일 예정된 교원 임용시험 세부일정 확정·공고와 맞물리면서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초등학교 교원 선발 예정 인원이 대폭 줄어들면서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예비 교사들 역시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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