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업체들 “해지 강요말라”

보안검색근로자 2000명은
“우리 제외한 협의회는 무효”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방침을 선언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작업이 곳곳에서 발목이 잡히고 있다. 예상치 못한 변수와 난제에 공공기관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새 정부 들어 ‘비정규 제로’ 정책을 표방한 1호 공기업인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말까지 비정규직 1만 명에 대한 정규직 고용 전환을 약속했지만,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 여부와 기존 용역업체 계약 해지 시점 등의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공사 측과 노조는 각각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과 공사의 직접 고용을 주장하면서 갈등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공사가 떠안은 큰 숙제는 용역업체 계약 해지 문제다. 계약을 중도 해지한 업체들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예상되면서 공사가 책임을 떠안아야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11일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 담당자는 “공사가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과 직접 고용 여부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간용역업체들에 대해서는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지난달 31일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안을 논의하는 노사전(노동자·사용자·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인천공항 보안검색노동자 2000여 명은 이 노사전협의회에 자신들이 배제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인천공항 보안검색근로자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보안검색근로자를 배제하고 진행되는 정규직 전환 협의는 인정할 수 없고 반쪽짜리 노사전협의회 구성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공사가 최근 외주 업체들에 용역계약 변경과 해지 공문을 보내자 외주 업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인천공항 외주업체비상대책협의회는 “민간용역업체들의 중도 계약 해지인 계약 변경 요구를 중단하고 계약 기간을 온전히 준수하고 소속 직원들에 대한 집단 전출 유인 행위를 중단하라”고 공사에 요구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인천공항공사는 전체 근로자 1만1218명 가운데 88%인 9919명이 비정규직이어서 ‘간접고용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오래된 숙제였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찾은 자리에서 “연말까지 비정규직을 100%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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