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두 사진에는 지자총통과 현자총통의 비거리가 서로 상반되게 표기돼 있다.
위 두 사진에는 지자총통과 현자총통의 비거리가 서로 상반되게 표기돼 있다.
전시물 표기 오·탈자 투성이 - ‘함포 비거리’ 설명 제각각

2017명량대첩축제(8~10일) 개최 기간인 지난 9일 전남 해남군 문내면 우수영의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 전시관’을 찾았다.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876㎡ 규모의 이 전시관은 해남군이 88억 원을 들여 4년여 공사 끝에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1597년)을 거둔 지 7주갑(420년·주갑은 육십갑자를 한번 돎)을 맞은 올해를 개관 시점으로 잡았다고 한다.

이날 전시관에는 주로 어린 학생을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 그런데 한 시간여 관람을 하는 동안 전시물 곳곳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전시 내용이 서로 일치하지 않거나 잘못 표기된 경우가 있었고, 탈자(빠진 글자)들도 눈에 띄었다.

먼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사용했던 함포의 비거리를 설명하는 전시물의 경우 한쪽에서는 ‘지자총통 1~1.8㎞, 현자총통 1㎞’로, 다른 쪽에서는 ‘지자총통 1㎞, 현자총통 1~1.8㎞’로 서로 다르게 적혀 있었다. 둘 중 어느 총통이 포탄을 더 멀리 보낼 수 있는지 어리둥절하게 한다. 명량대첩 당일 조류가 밀물에서 썰물로 바뀌어 조선 수군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시점도 한쪽에는 ‘낮 12시 21분’으로, 다른 쪽에는 ‘AM 12:21’로 표기돼 있었다. AM 12:21은 한밤중 시간을 의미하므로 낮 시간대를 표기하려면 ‘PM 12:21’로 써야 맞다.

한글 설명문 밑에 영역된 부분에서도 탈자들이 눈에 거슬렸다. 조선 수군이 사용했던 무기 ‘비격진천뢰’가 ‘Bigeokjinconnoe’로 영역됐는데, ‘y’‘h’ 등 2개의 알파벳이 빠져 있었다. ‘Bigeok’ 부분에 ‘y’자를 넣어서 ‘Bigyeok’으로, ‘connoe’ 부분에는 ‘h’자를 넣어 ‘chonnoe’로 써야 맞다. 또 ‘전선(戰船)’을 ‘attleship’으로 잘못 영역한 부분도 눈에 띄었다. ‘battleship’이라는 영단어에서 ‘b’자를 빠뜨린 것. 이처럼 쉽게 발견되는 오류를 개관 후 5개월이 지나도록 바로잡지 못한 것은 발주처인 해남군의 꼼꼼하지 못한 행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시관 관계자는 “지금까지 오류 발견 신고는 한 건도 없었다”며 “잘못이 있다면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 전시관에는 이번 축제 개최 전 유료관람객 8만9500여 명이 다녀갔고, 무료개방했던 축제 기간에는 전체 참가자 40만 명 중 최소 수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해남 = 글·사진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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