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금감원에서 열린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직원들 사이로 입장하고 있다.
최흥식(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금감원에서 열린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직원들 사이로 입장하고 있다.
- 최흥식 신임 금감원장 취임

“저출산 대응 노력·환경보호
노사관계 등 공시토록 할것”
상장사 年4회 공시 때 적시

재계 “투자정보·투명경영 등
기업경영 본질과 관련 없어”

금감원 “세계적 추세”에 대해
재계 “선진국, 필요범위 제한”


최흥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11일 “(상장)기업에 저출산 대응 노력, 환경보호, 노사관계 등의 사항을 공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기업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시 범위를 확대하겠다”며 이 같은 이른바 ‘사회적 책임 공시 의무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 최 원장은 또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민 알 권리를 충족하고 투자 판단에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상장 기업들은 금감원 공시 홈페이지(dart.fss.or.kr)에 연간 4회에 걸쳐 정기 공시하는 분기, 반기, 연간 등 사업보고서에 저출산 대응 노력 등 사회적 책임 공시 사항을 적시해야 한다.

하지만 금감원의 이러한 추진 방향에 대해 상장 기업들은 ‘과잉 규제’라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공시의 근거가 되는 자본시장법은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범위 내에서 기업정보의 공시를 요구하고 있는데 저출산 대응 노력과 노사 관계 등은 투자자 보호나 투자 정보, 투명경영, 기업 경영의 본질 등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 공시 의무화는 현재 국회에도 법안으로 계류 중인 사안으로 세계적 추세”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상장사들은 “주요 선진국의 사회적 책임 공시 범위는 경영과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필요한 범위 내로 제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 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금융감독을 통해 ‘금융 정의(正義)를 실현하는 금융감독원’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자”고 금감원 내부에 당부하고, “금융상업 관련 통계와 검사, 제재 정보를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시장 규율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 중심의 금융감독’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한 뒤 “원장 직속 자문기구로 가칭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금소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위원의 절반은 시민단체 중심으로 학계·언론계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할 계획이다.

최 원장은 ‘민원·분쟁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해 민원 유발 상품이나 불완전 판매 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감독·검사와 연계하기로 했다. 이어 “기업의 회계 분식 위험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도록 회계감리시스템을 선진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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