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안 2375’ 전문가 진단

“예상보다 압박강도 감소해
석유제품 등 밀무역 가능성
섬유금수는 즉각 효과 적어”

“中이 北 원유공급 90% 차지
해외노동자 고용제한도 압박
1년이상 이행땐 北에 큰 타격”


전문가들은 11일 새로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에서 초안에 있던 전면적인 대북 원유 금수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제재가 빠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대북 압박 효과가 감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역대 유엔 결의안처럼 북한이 빠져나갈 우회로도 여전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실제로 성의 있게 이행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의안에 사상 처음으로 대북 원유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북한 주요 외화수입원인 섬유·의류 수출과 노동자 해외 신규 고용이 금지된 만큼 국제사회가 제재를 엄격하게 집행하면 북한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1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유엔 안보리가 최단 기간 내 채택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라며 “내용만 보면 대북 압박 실효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러시아, 동남아 국가들이 얼마나 유효하게 이번 제재안을 지킬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결의안에 포함된 대북 원유 공급 제재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북한에 공급되는 전체 원유 90% 이상을 중국이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 국경에서 밀무역 등을 통해 제재를 피해 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유 제품에 대한 상업적인 거래를 줄인다는 것이 이번 제재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데 이 경우 밀무역이 이뤄질 것”이라며 “섬유의 경우 금수 조치가 취해졌지만, 북한이 실제로 섬유업으로 얻는 순이익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노동자에 대한 제재로는 당장 북한이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며 “제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국가별 이행 현황에 대한 안보리 및 국제사회 차원의 지속적인 점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유엔 결의안 2375호에 사상 처음으로 원유 공급 제한이 들어가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가 높아진 만큼 제대로 이행되면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1년 정도는 북한이 가진 돈으로 원유를 사들일 수 있겠지만, 그 후에는 고통이 커질 것”이라며 “(해외에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도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길어야 2년 안에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 객원연구위원은 “원유 밀거래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유엔 제재로 북한의 원유 수급에 곤란이 빚어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특히 원유 공급 제한이 장기화되면 원유가 군부에 우선 공급될 텐데, 이 경우 민간 부문에서는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고, 군부도 군 훈련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진·김영주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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