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공 걷어내는 스윙 강점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전반기를 단독 3위로 마친 SK는 후반기 들어 급격하게 추락했다. 지난달 8일 팀 전력의 핵심이었던 외야수 한동민(28)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것이 결정타. SK는 한때 7위까지 떨어지며 진퇴양난에 빠졌다.
하지만 SK는 최근 10경기에서 6승 4패로 호흡을 가다듬었고 12일까지 5위(68승 1무 65패)를 유지, 2015년 이후 2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노린다.
최항(23·사진)이 최근 상승세의 밑거름이 됐다. 최항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70순위로 SK에 가까스로 지명됐지만 지난해까지 단 한 차례도 1군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다.
최항은 올 시즌 2군에서 타율 0.353(289타수 102안타), 9홈런, 5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지난 6월 드디어 1군 무대를 밟았다. 최항은 데뷔전이었던 6월 25일 kt와의 경기에서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첫 안타와 타점을 뽑아내 강인한 인상을 남겼고 올 시즌 0.379(87타수 33안타), 1홈런, 13타점으로 한동민의 빈자리를 메꾸고 있다.
최항은 특히 8월 타율 0.360(50타수 18안타), 9월엔 무려 0.478(23타수 11안타)을 유지하는 등 게임을 거듭할수록 매서운 배팅 솜씨를 뽐내고 있다.
비결은 간결한 타격 자세와 빠른 배트 속도. 특히 낮은 공을 걷어낼 수 있는 스윙 궤적은 최항의 장점이다. 여기에 변화구 대처 능력까지 겸비, 투수에겐 까다로운 타자로 꼽힌다.
정경배 SK 타격코치는 “최항의 타격 메커니즘은 같은 나이 때의 최정(30)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SK 선수단에선 최항이 최정의 좋은 점은 모두 빼다 닮았다는 칭찬이 줄을 잇는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최항이 요술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최항은 홈런왕 최정의 동생이다.
형인 최정의 ‘과외’가 큰 힘이 됐다. 최정은 시간이 날 때마다 동생의 개인 코치를 자처한다. 더그아웃에서도 항상 나란히 앉아 끊임없이 대화한다. 또 최항이 2군에 머무를 때부터 “아프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빛을 볼 것”이라는 등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항은 “타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언제든지 형에게 찾아가 답을 찾는다”며 “형의 타격을 따라가기엔 멀었지만, 비슷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43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최정은 “동생과 한 팀에서 운동하기에 의지하고 격려할 수 있다”며 “동생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돼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