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평적 조직
직위·직급체계 2단계로 간소화
임원회의 회의록도 전사원 공유
■ 유연한 근무
출퇴근 자율… 계발·家事 ‘맘껏’
5~10일 휴가 ‘빅 브레이크’ 도입
■ 가족친화 제도
출산·육아땐 15개월 자동휴직
자녀 초등입학때도 90일 가능
최근 SK그룹의 경영 화두는 ‘딥 체인지(Deep Change)’다. 딥 체인지는 사업구조의 근본적 혁신을 말한다. 기업이 급변하는 기술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돌연사(Sudden Death)’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바탕이다. 딥 체인지가 혁신적인 기술이나 사업 모델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딥 체인지의 시작점은 ‘사람’, 즉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가족친화적 근무환경이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실험과 실천형 조직구성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 도입 = 특히 SK그룹은 수평적인 조직문화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 여러 관계사의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2006년부터 직위를 팀장과 매니저로 단순화했다. 지난해부터는 내부 평가와 보상의 기준이 되는 직급 체계도 5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했다. SK네트웍스도 최근 사원부터 부장까지 5단계이던 직원 호칭 체계를 팀장-팀원으로 간소화하고 팀원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SK㈜ C&C는 직급체계를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5단계에서 선임-수석-위원 3단계로 축소했다.
SK㈜ C&C는 사내 전문가들이 관심 있는 연구 주제와 사업 아이템을 제안하고 이를 함께 연구하고 개발할 팀원을 공개 모집하는 ‘테크 콜라보 랩’도 시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의사결정 과정을 대폭 간소화했다. ‘품의서’와 ‘통보서’를 폐지하고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을 통해 진행한다. 회사방침을 구성원에게 전달하는 방식도 중간 관리자를 통하지 않고 임원회의 회의록을 전체 구성원에게 공유하는 형태로 전환됐다.
◇유연한 근무환경 운영 = 근무시간도 가족친화 경영에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유연근무제(플렉서블 타임제)를 통해 일과 개인, 가정을 함께 돌보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SK㈜, SK텔레콤 구성원은 자기 업무 특성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획일적으로 9시 출근, 6시 퇴근 형태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필요에 따라 늦게 출근하거나 빨리 퇴근하면서 자기계발이나 가사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공통업무 시간으로 정했다. 유연 근무는 오전 7시~오후 4시, 오전 8시~오후 5시, 오전 9시~오후 6시, 오전 10시~오후 7시 등 자유롭게 선택한다.
이뿐 아니다. SK그룹 대부분 CEO가 사정에 맞게 솔선수범해 긴 여름휴가를 갈 예정이며 지난 몇 년간 ‘즐겁고 신나는 일터 만들기’를 선제적으로 추진해온 SK이노베이션은 이른바 ‘빅 브레이크(Big Break)’ 개념을 도입, 성숙한 휴가 문화 선도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이 지향하는 빅 브레이크란 근무 일 기준 5∼10일(휴일 포함 시 최대 14일) 이상 회사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긴 휴가를 의미한다. 일할 때는 누구보다 치열하지만, 휴가는 완벽한 재충전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가족친화적 근무제도 도입 =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드는 정책은 가족친화 경영의 또 다른 축이다. SK텔레콤은 2013년 하반기 250여 명의 경력단절 여성을 시간선택제 상담사로 채용했다. 이들은 정규직으로 종일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보수, 복리후생, 승진 기준과 차이가 없다. 단순히 일자리만 만든 것이 아니라 고용의 질도 보장한 것이다.
실제 SK텔레콤 고객센터에서 일하는 A 씨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상담이 집중되는 피크타임대에 근무하지만 오전과 저녁 시간이 다른 워킹맘에 비해 여유롭다. 아이를 오전 10시에 어린이집에 보낸 뒤 출근하고 오후에 아이를 데리고 퇴근한 뒤에도 저녁 식사 준비까지 시간이 충분해 육아와 가사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등 주요 관계사도 시간선택제 근로자 채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근무 분야도 판매서비스(고객상담, 영업매장 서비스 등), 사무지원(사서, 일반사무지원 등), 개발지원(CAD, 웹디자인 등)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가사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뒀던 여성들의 직장 복귀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고용뿐만 아니라 출산과 보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복지제도 및 시설 확충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해 직장어린이집도 꾸준히 늘려 상시 근로자 500인 또는 상시 300인 여성근로자 이상인 모든 사업장에서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전국 11개사에서 16개소를 운영 중이다. 또한 SK그룹은 주요 관계사 사옥 각층에 별도의 여직원 전용 휴게공간을 마련하고 있으며, SK㈜ C&C 등 비교적 여직원 비율이 높고 업무 특성상 야근이 잦은 정보기술(IT) 관계사는 여직원 전용 숙면실도 운영할 정도로 편안한 근무 환경 지원에 적극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워킹맘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자동전환제도’를 도입, 출산휴가 3개월과 육아휴직 1년을 따로따로 신청하지 않고 출산휴가와 동시에 1년 3개월을 자동 부여함으로써 회사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입학자녀 돌봄 휴직제도’를 도입, 부모의 관심이 많이 필요한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직원 성별과 관계없이 최장 90일 무급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직원들이 가정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이 기간은 기존 육아휴직과 별개로 사용 가능하며, 재직 기간으로 인정받는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SK그룹 주요 관계사들은 여성가족부에서 인정하는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제작후원: 삼성전자,현대자동차그룹,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CJ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