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선고를 받아 법적 효력을 잃었는데도, 62건의 법률조항은 여전히 정비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법 조항을 조속히 정비하도록 강제하는 법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부처별 미개정 위헌법령 현황’에 따르면, 여성가족부 23건, 법무부 8건, 경찰청 8건 등 총 62건의 부처 소관 법률조항이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고도 개정되지 않았다. 헌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 해당 법률조항은 즉시 또는 헌재가 정한 개정기한 이후에 효력을 잃게 된다. 이 경우 소관 부처는 해당 법률조항을 삭제하거나 필요한 경우 다른 조항으로 대체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 법률조항이 최대 25년이 지나도록 정비되지 않고 있다. 1992년 4월 위헌결정이 내려진 국가보안법 제19조(구속 기간의 연장)는 25년 5개월 동안 개정되지 않았다. 이 조항은 국보법 제7조(찬양·고무 등), 제10조(불고지)와 관련해 수사를 받는 피의자의 구속 기간을 최대 50일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헌재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한다’며 위헌 결정했다. 또 2002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구 약사법 제16조 1항(현 약사법 20조 1항)은 헌재가 따로 개정기한을 정하지 않아 사실상 위헌결정을 받고도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