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의 존재감을 톡톡히 보여준 국민의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찬반 결정을 미룬 채 ‘몸값’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40석 규모의 소수 정당으로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원칙 없는 정부·여당 발목잡기’ ‘임기응변식 대응’이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5일 오전 YTN라디오에 출연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뗑깡’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하든 하지 않든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사법개혁을 해낼 수 있는 적임자인지 판단해 소신껏 자율투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당론 없이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겼던 것처럼,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당론을 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통과 여부의 결정권을 쥔 국민의당은 추 대표의 사과와 김 후보자에 대한 표결 자체를 연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진영 최고위원은 이날 대구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대표에 대해 “잊을 만하면 판을 깨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아이들은 이런 사람을 ‘관종(관심병 종자)’이라고 부른다”며 거칠게 비난했다. 장 최고위원은 “추 대표는 즉시 국민의당을 모욕한 행위를 사과하고 진정성 있게 설득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추 대표의 사과 없이는 김 후보자에 대한 표결도 불가능하다”고 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김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이어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강화하는 전략에 골몰하자 당의 주요 기반인 호남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가 처음이 아니다”며 “호남홀대론과 같은 철 지난 지역감정을 교묘히 이용하면서 정작 호남 지역 정서에 반하는 명분 없는 반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