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親朴 청산에 통합 시동 바른정당, 지역조직 구축 박차 통합 땐 모든 지역구 충돌 전망
류여해-이혜훈,이재만-유승민 이양수-정문헌,엄용수-조해진 양당 거물급 인사 일전 불가피
자유한국당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 청산에 나서면서 보수 통합에 시동을 걸었으나 바른정당이 지역 조직 구축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 1월 24일 창당 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9대 대통령선거 등을 거치며 미뤄뒀던 당원협의회조직위원장(옛 지구당위원장)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당협위원장은 가깝게는 2018년 6·13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2020년 21대 국회의원 총선 공천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만큼 양당 통합 시 전국 모든 지역구에서 양당 인사들 간의 ‘밥그릇 싸움’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이를 어떻게 교통정리하느냐가 보수 통합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8월 29일자 ‘바른정당 당원협의회조직위원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바른정당은 총 253개 지역구 중 약 60%인 152개의 당협위원장 인선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원내 당협위원장이 20명, 원외가 132명이다. 바른정당은 나머지 당협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당협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한다는 방침 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협위원장 인선 결과를 뜯어 보면 한국당과의 일전을 피할 수 없는 지역구가 적잖게 눈에 띈다. 양당의 거물급 인사가 같은 당협에서 맞붙을 수밖에 없는 곳들이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현재의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집단 탈당하자 ‘맞불’ 성격으로 공석이 된 해당 지역구에 경쟁력 있는 당협위원장을 임명했다. 이혜훈 전 바른정당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서초갑에는 지난 7·3 전당대회에서 2위를 기록해 깜짝 스타로 떠오른 류여해 최고위원을,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는 대구 동구청장을 지내 지역 입지가 탄탄한 이재만 최고위원을 각각 내세웠다. 또 서울 강남갑에 바른정당 이종구 의원 맞상대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서울 중·성동을에는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 대신 최창식 중구청장을 새 위원장으로 임명해둔 상태다.
바른정당도 맞대응을 하고 있다. 엄용수 한국당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지역구에 한나라당 대변인 출신이자 재선인 조해진 전 의원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또 한국당 강석진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과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의 경쟁자로는 언론인 출신이자 재선 의원인 신성범 전 의원과 국제정치학자 출신인 재선의 정문헌 전 의원을 각각 내세웠다.
한국당 관계자는 “탈당으로 공석이 된 지역구에 빠르게 새로운 인재를 채워둔 것은 향후 합당의 여지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한 것인데 최근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오히려 이것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지역구가 겹치는 인원들의 반발을 얼마나 잘 풀어내느냐가 통합의 큰 열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