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유치 방지” 동감하지만
비인기 종목 경쟁력 약화 우려


지난 12일부터 SK핸드볼경기장에서 2017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가 진행 중이다. 1년에 12차례만 열리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시리즈급 대회이며 세계랭킹 상위권이 출전하기에 국제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 아마추어 종목 경기단체는 기량 발전과 경쟁력 강화, 그리고 체육 교류를 위해 코리아오픈 등 국제대회를 유치한다.

국내에서 국제대회가 열리면 유망주들이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 기회를 얻어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반면 국내 주니어급의 해외 오픈대회 출전은 사실상 어렵다. 국가별로 출전 쿼터가 한정되기 때문이다.

또 국제대회를 국내에서 개최하면 시차, 환경 적응 등이 필요 없기에 상위권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종목별 국제경기단체는 국제대회에서 쌓은 점수를 바탕으로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의 시드를 배정한다. 국내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 빅이벤트에서 훨씬 수월한 대진표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국이 동하계올림픽에서 종합순위 10권을 맴도는 이유.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랭킹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국제대회는 36개(25개 종목)다.

그런데 지난 1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방자치단체와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되는 국제대회의 신중한 유치와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아마추어 단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문체부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경기단체의 수장은 국제대회를 유치하려면 자세한 개최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여기엔 비슷한 대회를 유치해 운영한 실적을 반드시 담도록 했다. 또 전문기관에 사전타당성 조사를 의뢰, 그 결과를 첨부해야 한다.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22일부터 시행된다.

아마추어 종목 단체들은 부실한 국제대회 유치를 사전에 막는다는 취지엔 동감하나 아마추어 종목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A 경기단체의 관계자는 “프로가 아닌 비인기 종목이지만 올림픽 등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건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선 까다로운 조건을 채워야 하는데 (문체부가 앞으로) 더 깐깐하게 유치 과정을 관리하겠다고 하니 국제대회 개최에 지장이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B 경기단체의 관계자는 “‘국제’라는 타이틀 내걸고 방만하게 운영되는 대회들의 구조조정은 바람직스러운 일”이라면서 “하지만 새 국제대회 지원법으로 인해 아마추어 종목의 국제대회 개최가 줄어들거나 한다면 한국체육의 수준 향상에 악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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