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살해한 범인 중 공범 한 명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정선재)는 15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35) 씨에게 “피고인의 범행으로 여러 사람이 생명을 잃는 참혹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 씨가 수사에 협조했고 범행으로 얻은 금전적 이득이 없는 점, 범행을 주도한 공범의 지시에 이끌려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 등을 들어 “1심의 형이 가볍다”는 검찰의 항소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 씨는 공범 박모 씨와 함께 지난해 10월 11일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 이들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피해자들은 150억 원대 유사수신 행위를 하다 경찰 수사를 피해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박 씨는 피해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해 주다 한국에 있던 김 씨를 현지로 불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 후 피해자들의 소형 금고에서 한화 240만 원 상당을 꺼내 챙기고, 박 씨와 피해자 중 한 명이 현지 카지노에 공동 투자한 7억여 원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김 씨에 대해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카지노 투자금 7억여 원을 직접 가져간 부분은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주범 박 씨는 필리핀 현지 이민국에서 본국 송환을 앞두고 도주했다가 3개월여 만인 지난 5월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