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中공장 승인 늦어지면
글로벌 주도권 전략도 흔들려
“국내투자 유인 전략 없어” 지적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반도체·디스플레이 CEO들에게 해외 공장 건설과 관련한 기술·고용 유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LG디스플레이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중국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대형 TV용) 공장 건설이 정부 승인 문제로 차질을 빚으면 조기에 판을 키워 주도권 싸움의 승기를 잡겠다는 ‘글로벌 핵심 전략’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혼자서 대형 OLED 시장을 키워온 LG는 최대 단일 TV 시장이자 제조국인 중국을 확실한 우군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면 급변하는 기술·표준 경쟁에서 도태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처지다.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법인세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통상임금 등 각종 부담과 규제로 기업을 옥죄면서도 정작 기업의 생사가 걸린 글로벌 산업 현안에 대해서는 근시안적 자세로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백 장관은 18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CEO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해외 공장 건설의 기술·고용 유출 우려를 전하고, 국내 공장 복귀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장관은 특히 중국이 기술을 쫓아오면 중국 반도체 공장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유사한 맥락에서 삼성전자 베트남 휴대전화 공장의 국내 복귀를 타진하기 위해 최근 현지 방문을 했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LG디스플레이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이사회를 열고 2019년까지 13조2000억 원은 국내에, 1조8000억 원은 중국 합작법인에 각각 투자해 대형 OLED 시장을 단시간에 확대하겠다는 글로벌 전략을 의결했다.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과 대만에 넘어가는 상황에서 초고가인 대형 OLED TV 시장을 최대한 빨리 키워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적기에 세를 규합하지 못하면 자칫 고립을 자초했다가 몰락한 소니의 ‘디지털 음원과 영상 사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게 작용했다.
문제는 정부가 국가 핵심기술 수출 승인을 거듭 미루면서 촌각을 다투는 글로벌 투자 논의가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는 기존에 없던 소위원회를 신설하고, 두 달이 지나도록 한 번도 심의를 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장비 투자의 70% 이상을 현지에 동반 진출하는 국내 업체들이 담당하는 데다, 이미 진출한 LCD 공장의 기술 유출 사고가 발생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기술 유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지방정부는 OLED 공장 유치를 위해 인프라 지원 등 파격적인 유인책을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안다”면서 “반면, 우리 정부는 기업을 옥죄고 압박만 하면서도, 국내 투자와 해외 공장 복귀를 유인하기 위한 고민은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이관범·박정민 기자 frog72@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