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1월 내한 공연하는 두 소프라노… 이메일 인터뷰

■ 안나 네트렙코
“소화하는 노래 영역 넓어져
신선한 프로그램 선보일 것
남편과 노래한 앨범도 발매”

■ 디아나 담라우
“목소리와 어울리는 역 맡아
고강도로 심신 단련하는 중
학창시절 내 우상은 조수미”


어느덧 가을, 선선해진 날씨에도 국내 오페라 팬들의 가슴은 한껏 뜨거워지고 있다. 현존 세계 최고 소프라노로 꼽히는 두 동갑내기 여제의 무대가 드물게 10월, 11월 잇달아 한국에 몰리며 ‘별들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해 세계 오페라 극장 섭외 순위에서 1순위를 다투는 ‘안나 네트렙코(46)’와 ‘디아나 담라우(46)’를 내한 공연을 앞둔 9월 이메일로 먼저 만났다.

◇안나 네트렙코 =“분명 지난 몇 해 동안보다 음악적으로 더 넓은 영역의 노래들을 소화하고 있어요. 저 자신이 강해지면서 목소리의 성량도 풍부해졌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새로운 역할과 곡들이 잘 맞아요.”

첫 스타트는 10월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는 러시아 출신의 소프라노 네트렙코(왼쪽 사진)가 끊는다. 화려한 외모와 연기력, 가창력으로 2000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에 오른 프로코피예프 작 ‘전쟁과 평화’에서 일약 스타 덤에 오른 후 17년째 오페라계를 호령하는 그다.

2008년 출산 이후 찾아온 외모와 목소리의 변화는 오히려 천진난만한 소녀나 공주가 아니라 진중하고 격정적인 인물로의 역할 변화를 꾀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공연에서도 이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베르디의 ‘멕베스’ ‘일 트로바토레’ 등속의 극적인 노래들을 선보인다. “저희가 좋아하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주요 아리아들을 골라 신선한 프로그램을 짰어요. 남편과 새롭게 녹음해 지난 1일 발매한 ‘로만자’ 듀엣 앨범에서도 두 곡 정도를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한국 관객분들이 이 사랑 노래들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올해도 지난해 2000석을 단숨에 매진시킨 첫 내한공연 때와 마찬가지로 남편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와 함께 노래한다. “많은 사람이 저희가 노래를 함께함으로써 저희의 관계를 소모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저희의 프로로서의 활동이며, 둘의 소리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그는 “우리 부부 모두 12월 7일에 있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시즌 오픈을 고대하고 있다”며 “유시프는 라 스칼라에서의 데뷔를 앞두고 있고, 저는 처음으로 ‘막달레나’ 역을 노래할 예정”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디아나 담라우 =“어릴 적 취미로 밴드 활동을 했을 정도로 에너지 넘치는 곡을 좋아해요. 성악계에 제 이름을 알린 오페라 ‘마술피리’ 속 ‘밤의 여왕’이라는 캐릭터는 제 버전의 ‘스모크 온더 워터’(록밴드 딥퍼플의 대표곡)죠.”

흠잡을 데 없는 가창력과 열정적 무대 매너로 세계 오페라계를 정복 중인 독일 출신의 소프라노 담라우(오른쪽), 11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그의 첫 내한공연은 클래식 팬들에게 놓쳐서는 안 될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화려하고 정확한 기교와 안정적인 고음을 내는 그에게 ‘밤의 여왕’은 2000년대 최고의 디바라는 평을 안겨준 역할. 그러나 자칫 성대에 무리를 줘 성악가로서의 수명을 단축할 수 있는 탓에 이제는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등 풍성해진 중저음까지 들려주는 배역들을 맡고 있다.

“소리가 무르익는 시기가 오기까지 성악가들은 언제나 스스로의 능력과 테크닉을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래도록 성악계에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이러한 신중함과 건강함이죠.”

이번 공연에서도 ‘라 트라비아타’부터 구노 ‘로미오와 줄리엣’,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의 아리아 등 본인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 “저는 제 목소리와 어울리는 역할만 맡는데, 지금은 리릭하지만 콜로라투라스럽고 드라마틱한 순간을 보여주는 역할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말한 그는 “젊을 땐 몸과 재능에만 기대 노래하는 실수를 저지르곤 했지만 지금은 끊임없이 그리고 강도 높게 마음과 신체를 단련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제가 세계 어디서 노래를 하든 늘 한국 팬들이 있었어요. 드디어 한국으로 가게 돼 무척 기쁩니다”라고 밝힌 담라우는 특히 소프라노 조수미에 대해 “제 아이돌이었다”고 추억했다. “학창시절 늘 조수미의 음반을 끼고 살았고, 라디오에서 그분이 출연한 함부르크 슈타츠오퍼의 공연을 방송해 줄 때마다 빼먹지 않고 들었어요. 또 독일 만하임 극장에 같이 섰던 테너 박기천까지, 제 주위에 훌륭한 한국 성악가가 많네요.”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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