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충북 단양군 가곡면 한드미마을을 방문한 팜스테이 체험객들이 감자와 옥수수 등을 구워 먹는 삼굿구이 체험을 하고 있다.  한드미마을 제공
지난 14일 충북 단양군 가곡면 한드미마을을 방문한 팜스테이 체험객들이 감자와 옥수수 등을 구워 먹는 삼굿구이 체험을 하고 있다. 한드미마을 제공
(12) 충북 단양군 한드미마을

‘가을 하늘에는 근심이 없다. 바람이 미는 대로 구름이 떠가고…. 소백산 산세가 팔을 높이 들어 가을 풍경을 밀어 올린다.’

지난 14일 충북 단양군 가곡면 ‘한드미마을’에서 맞이한 가을 얘기다. 정부 인증도 생기기 전인 2003년부터 농촌 거주체험인 팜스테이를 운영하며 도시민들의 ‘힐링’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온 한드미마을도 가을철 팜스테이에는 놓칠 수 없는 별미가 있다. 바로 감자와 고구마 등 수확한 밭작물을 체험객들이 함께 굽고, 나눠 먹는 ‘삼굿구이 체험’이다.

삼굿은 삼베옷의 원료가 되는 대마 껍질을 익히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땅에 구덩이를 파서 ‘화집’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아궁이를 만들어 통나무에 불을 피우고 그 위에 대마 껍질을 얹어 익혀 낸다. 이때 보통 감자, 고구마 등 작물을 화집에 함께 넣어 익혀서 마을 사람들이 나눠 먹던 풍습을 삼굿구이라고 하는 것이다.

정영광(39) 한드미마을 사무장은 “삼굿구이는 체험객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은 체험 중 하나”라며 “연중 꾸준히 방문객이 있는 우리 마을에서도 점점 짧아지는 가을 한 철 동안에만 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1박 2일간 한드미마을을 방문한 경기 고양시 주부 시정모니터단과 현장 민원 담당 공무원 등 110여 명의 체험객 역시 저녁이 다 되어갈 무렵 삼굿구이 체험을 위해 마을 인근 공터에 둥글게 모였다. 저녁이 되어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체험객들의 얼굴에는 아이처럼 기대하는 표정이 가득했다. 이윽고 감자와 옥수수 등이 함께 준비된 구덩이에 불을 지피자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체험객들은 각자 돌무더기 위에 나뭇가지 등을 깔고 삽으로 흙을 덮었다. 달궈진 자갈돌의 온기를 받아 감자와 고구마가 익어가는 냄새가 올라왔다. 물을 부어 불을 꺼트린 뒤, 체험객들은 감자와 옥수수를 꺼내서 흐르는 물에 씻은 뒤 하나씩 맛을 보았다. 곳곳에서 ‘맛있게 구워졌다’는 탄성이 나왔다.

가을철에만 할 수 있는 또 다른 특별한 체험은 마을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머루와 다래 등을 직접 수확해 보는 것이다. 삼굿구이를 하기 전 체험객들은 머루와 다래를 따고, 그 자리에서 맛보기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소백산의 풍광을 배경 삼아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기 바빴다.

이튿날 체험을 마치고 돌아가는 체험객들의 표정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체험객들이 마을을 떠나기 전 사무장 등 마을 관계자들에게 개인적으로 다시 팜스테이 체험을 하려면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등을 묻고 있었다.

이날 팜스테이를 마치고 떠나던 곽모(여·66) 씨는 마을을 소개하는 소책자를 꼭 쥔 채 “경치도 좋고 체험도 좋고 여러 가지로 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며 “요즘처럼 경치도 좋을 때 꼭 한 번 다시 들르고 싶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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