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보성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섬보사)’ 회원들이 지난 9일 전북 남원시 ‘흥부 마을’에 있는 ‘흥부(박춘보)의 묘’로 추정되는 무덤을 둘러보고 있다.  남원 = 신창섭 기자 bluesky@
‘섬진강 보성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섬보사)’ 회원들이 지난 9일 전북 남원시 ‘흥부 마을’에 있는 ‘흥부(박춘보)의 묘’로 추정되는 무덤을 둘러보고 있다. 남원 = 신창섭 기자 bluesky@

“포도 샐러드가 너무 맛있어요!”

지난 9일 전북 남원시 ‘아영포도 축제장’에서 만난 김진주(17) 양의 표정은 밝았다. 네이버와 다음 카페에서 여행 전문가들로 소문난 ‘섬진강 보성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섬보사)’ 회원인 어머니를 따라나서길 잘했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남원 시내에 있는 ‘만인의총(萬人義塚·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지키다 전사한 지사들의 무덤)’, 운봉읍 화수리에 있는 ‘황산대첩비(荒山大捷碑·고려 말 태조 이성계가 남원 황산에서 왜구를 섬멸한 일을 기록한 비)’ 등을 찾아 관광을 즐기면서 아영포도 축제장에서는 맛있는 포도를 먹으며 포도주를 직접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섬보사 회원들은 문화일보가 농림축산식품부, 전북 남원시 등과 손잡고 펼치고 있는 ‘농촌愛올래-지역 단위 농촌관광시스템 구축’ 캠페인의 하나로 9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남도 여행에 나섰다. 농촌愛올래 프로그램은 대부분의 일정을 전문 해설사가 함께하기 때문에 여행을 다녀온 뒤 기억이 나지 않는, 여느 여행과는 다르다. 김 양의 어머니 조영미(53) 씨는 “농촌愛올래 프로그램은 농촌 체험뿐만 아니라 관광과 식도락(유기농 식사), 운동(지리산 트레킹), 교육(국악의 이해) 등 관광객이 여행을 통해 얻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이 다양하게 포함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오전 7시 서울 양재역을 출발한 섬보사 회원들은 10시 30분 만인의총을 둘러보는 것을 시작으로 남원 관광에 나섰다. 만인의총에 이어 조선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 황산에서 왜구를 무찌르면서 전국적으로 이름난 장수로 부상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황산대첩비를 둘러볼 때는 전문 해설사가 “초등학생들은 황산대첩비가 황산벌 전투(660년 충남 논산 황산벌에서 있었던 백제군과 신라군 사이의 큰 전투)를 기리기 위한 것이냐고 묻곤 하는데, 황산벌 전투와 황산대첩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섬진강 보성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섬보사)’ 회원들이 지난 9일 ‘국악의 성지’ 전시 체험관을 둘러보고(왼쪽), 아영포도 축제장에서 자신들이 만든 포도주를 들어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오른쪽).  남원 = 신창섭 기자
‘섬진강 보성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섬보사)’ 회원들이 지난 9일 ‘국악의 성지’ 전시 체험관을 둘러보고(왼쪽), 아영포도 축제장에서 자신들이 만든 포도주를 들어 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오른쪽). 남원 = 신창섭 기자

특히 동편제 판소리의 발원지인 ‘동편제 탯자리’와 ‘국악의 성지’ 전시 체험관은 남원이 자랑하는 관광 명물이다. 섬보사 총무를 맡고 있는 김연우(52) 씨는 “국악의 성지에서 듣는 우리나라 판소리의 기원과 의미에 대한 해설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관광을 끝내고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유기농 밥상’으로 점심을 한 섬보사 회원들은 오후에는 산지에서 방금 수확한 신선하고 맛있는 포도를 먹으며 포도주를 만들었다. 손잡이가 있는 밀폐 용기 바닥에 넉넉히 설탕을 깔고 갓 딴 포도를 80%쯤 넣고 잘 섞은 뒤, 집으로 돌아가 용기 라벨에 붙어 있는 날짜에 맞춰 ‘1차 발효(2017년 9월 23일, 거르는 날)’ ‘2차 발효(2017년 10월 4일, 앙금 제거·시음 가능)’ ‘3차 발효(2018년 2월 16일, 장기 보관을 위해 병에 넣는 날)’ 날짜를 잘 지키면 누구나 맛있는 포도주를 만들 수 있다.

여행 둘째 날 섬보사 회원들은 남원 관광의 ‘백미’인 4시간 코스의 지리산 뱀사골 계곡 트레킹을 하면서 ‘자연을 통한 힐링’을 만끽한 뒤,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서울로 향했다.

오석주(55) 섬보사 대표는 “남원은 공무원과 여행객 사이를 이어주는 팜투어 ‘남원누비GO’ 사업단이 관광 캠페인을 주도하면서 민간인 마인드로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했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공감을 쉽게 얻는 것 같다”며 “지난 7월 남원 관광 희망자를 모집했을 때도 신청자가 쇄도했는데, 이번에도 순식간에 마감이 끝났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남원 =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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