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대신 해외여행만 러시
축산·과일 명절선물 매출 급감


10일간의 최장 연휴에도 불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1년(9월 28일)을 즈음해 처음 맞는 추석(10월 4일) 대목이 사실상 실종 상태다. 정부가 ‘골든 위크’를 맞아 내수 진작책을 내놓았으나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여행 러시로 그 효과가 반감되고, 시장에서는 과일·축산 등의 선물 매출이 급감해 소상공업계와 농가의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 해외로 떠나는 관광객은 애초 예상치인 110만 명을 넘어 최대 13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가 빈약하고 가격도 싸지 않은 국내 여행상품보다 오히려 ‘가성비’가 높다고 판단하는 동남아, 일본, 중화권과 함께 평소 못 찾은 유럽 등으로 여행을 가겠다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축산물 도매시장 등에서는 명절 ‘매기(買氣)’가 사라졌다. 18일 찾은 수도권 간판 축산물 도·소매 시장인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 시장은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상인들은 “보통 추석 한 달 또는 20일 전에 한우, LA 갈비 선물세트 예약 주문이 많았는데 청탁금지법 이후 ‘소고기 선물=청탁품’이라는 등식이 생겨나면서 소상공인들만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가계의 유동성 제약 등 대내 요인과 북핵 리스크(위험) 등 대외 악재들로 내수심리가 한층 더 위축돼 소비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출이 호조라고 하나 반도체 등에 국한된 데다, 생산 및 가동률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해 실질적인 임금 개선 효과는 미약한 상황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임시공휴일 지정과 민생안정대책을 제시했지만, 소비를 위시한 경제지표를 좌우할 정도의 효과는 어려워 보인다”며 “최근 가계의 미래에 대한 경기전망 심리지수가 하락하는 등 경기상황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후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민종·권도경·유현진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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