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비만 증가 우려 현실로
“국내여행비 낮춰 발길 돌려야”
직장인 이모(33) 씨는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해 10일의 추석 황금연휴가 확정되자 남아프리카공화국행 왕복 항공편을 부랴부랴 알아봤다. 이 씨는 짧은 일정으로는 가기 힘든 곳인 만큼 평소 항공료보다 두 배가량 비쌌지만, 눈을 질끈 감고 예약을 강행했다.
하지만 엉뚱한 곳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노선 특성상 동남아를 거쳐야 하는데 정작 동남아 항공권이 ‘완판’되면서 대기 순번을 받은 채 2주째 발만 구르는 처지가 됐다. 가족여행객이 몰리는 동남아 노선은 연초부터 항공권이 사실상 동났다.
추석 황금연휴에 해외 관광객이 사상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가 의도한 내수 진작 효과가 예상보다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추석 한 달 전에 임시공휴일을 결정해 연휴 사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고 하는데도 불구, 해외 여행지로 돈을 쓸 인파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 해외로 떠나는 관광객은 120만~13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여행업계는 연휴 기간 출국자들이 110만 명 이상(추정치)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사(LCC) 등이 가족여행객이 몰리는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앞다퉈 증편, 기존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비행기 운항 편수도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내 비행기 운항 편수는 2만469편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1만1248편)보다 81.98% 증가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의 해외여행 상품 예약자 수도 지난해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긴 연휴로 해외 소비만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 기간은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여행자 수는 하루 평균으로 따져도 전년 대비 20∼30%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추석 연휴가 징검다리 연차를 사용하지 않고도 10일간 연속해서 쉴 수 있어 해외여행 수요가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관광 인프라 확충과 정부 지원 등 중장기 대책을 세워서 국내 여행 비용을 낮춰야 해외여행객의 발길을 국내로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도경·박준우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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