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재단은 출범도 못해
지난 7월 강제북송 위기에 놓인 탈북자 일가족 5명이 집단자살한 데 이어 탈북자 일가족 3명이 중국 당국에 체포된 직후 음독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국제 사회 우려에서 800만 달러(약 90억3000만 원) 대북 지원 방침을 인도적 지원이라며 밀어붙이면서도, 탈북자 강제북송 등 국제 사회가 우려하는 북한 인권 문제에는 입을 닫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7월 말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입국하려던 일가족 3명이 중국 동북 3성 지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강제북송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음독 자살했다고 밝혔다. 한변 관계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3명은 이미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가족을 따라 한국행을 결심했다가 참변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같은 달 초 중국 선양(瀋陽)에서 강제북송을 비관해 일가족 5명이 자살한 사건에 뒤이어 벌어졌다. 한변에 따르면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이뤄진 강제북송 규모가 북한 국가안전보위성의 양강도 혜산시 구류장에 80명, 함경북도 온성군 구류장에 45명 등 125명에 달한다.
탈북자 문제 등을 포함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 출범 직후부터 현재까지 인도적 지원 21건 등 민간단체의 대북 접촉 103건을 승인하고 북한의 6차 핵실험 속에서도 800만 달러의 대북 지원 방침을 전격 발표한 것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행보다. 특히 통일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기반조성국을 폐지하는 대신 대북 인도 지원이 주요 업무인 ‘인도협력국’으로 대체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지난 13일 입법예고했다. 통일부는 또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넉 달 만인 19일 처음으로 북한 인권 정책 수립과 집행을 위한 ‘북한인권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북한인권법이 북한 인권 정책의 실질적인 수립과 집행을 위해 설치토록 한 북한인권재단은 법 시행 1년이 넘도록 아직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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