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적 폄하대신 유화 제스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 데뷔 무대에서 유엔의 관료주의와 비효율적인 운영 체제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유엔을 “모여서 떠들고 즐기는 사람들의 클럽”이라고 원색적으로 폄하했던 것에 비하면 유화적인 언급으로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유엔 개혁 관련 고위급 포럼에 참석해 “최근 유엔은 관료주의와 잘못된 운영 때문에 최고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투자한 만큼의 결과를 보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공평한 분담금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있다”면서 “어떤 유엔 회원국도 불균형한 분담금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며 공평한 분담금을 촉구했다.
미국은 현재 유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국가다. 평화유지군의 예산 73억 달러(약 8조1796억 원) 중 28.5%를 미국이 분담하고 있으며, 유엔 운영비용 54억 달러 중 22%를 별도로 분담하고 있다. 이날 미국은 참가국들에 유엔 개혁에 대한 선언문에 서명하도록 요청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체 193개 회원국 중에서 120여 개국이 서명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신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응용해 ‘다시’를 빼고 ‘유엔을 위대하게(Make the United Nations great)’를 외쳤다. 트럼프는 “높은 가능성으로 우리는 이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미국은 유엔이 전 세계 평화를 위한 효율적인 기구가 될 수 있도록 (미국이)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지도국가인 미국의 위치를 의식해 유엔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보다는 협력적 관계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세계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연설에서 집단안보권을 언명하지 않고 나토 동맹국들의 부족한 방위비 분담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한 것에 비하면 매우 온화한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트럼프의 비판은 과거보다 매우 절제됐으며 유엔을 지지한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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