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구두 주걱이 달린 열쇠고리, 단추 등 한진홍 일병 유품과 국방부 장관 위로패, 유해 수습 시 관을 덮은 태극기 등이 담긴‘호국의 얼 함’.  국방부 제공
만년필, 구두 주걱이 달린 열쇠고리, 단추 등 한진홍 일병 유품과 국방부 장관 위로패, 유해 수습 시 관을 덮은 태극기 등이 담긴‘호국의 얼 함’. 국방부 제공
유해발굴감식단, 합천서 68세 아들 윤식 씨에 전달

6·25전쟁 당시 특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결성된 결사유격대 소속 전사자 유해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이 첫 삽을 뜬 뒤 17년 만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유단은 19일 육군 직할 결사유격대 13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1951년 2월 전사한 고 한진홍 일병의 발굴 유품과 신원확인 통지서, 국방부장관 위로패, 유해 수습 시 관을 덮을 태극기 등을 아들 한윤식(68) 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 씨는 이날 경남 합천군 자택 인근 마을회관에서 열린 전달식에서 “할아버지가 생전에 아버지 유해를 찾기 위해 육군본부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셨고, 홀어머니는 저를 어렵게 키우시다가 1973년 암으로 돌아가셨다”며 “이제라도 아버님의 유해를 찾아서 만나 뵐 수 있어 너무나 감격스럽고, 국방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결사유격대는 1·4후퇴 후 후방지역 게릴라 토벌작전을 위해 11∼16연대 및 특별대로 창설됐으며 기밀문서 노획과 빨치산 지대장 생포, 정치군관 요원 생포 작전 등 주요작전을 담당했다.

2남 4녀 중 장남인 한 일병은 1950년 3월 결혼 후 아들을 낳아 살던 중, 1951년 1월 21세의 젊은 나이에 7명의 친구들과 함께 육군 직할부대 결사유격대에 입대했다. 육군 정보학교 입소 후 13연대에 배치된 한 일병은 1951년 2월 초 북한군 후방지역 침투를 위해 상륙작전용 함정을 이용해 강원 삼척 묵호항에 도착했다. 한 일병은 동료들과 함께 최종 목표인 강원도 어은산을 향해 가던 중 북한군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 정선·양양군을 피해 인제군 쪽으로 침투했다. 한 일병은 1951년 2월 15일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설악산 저항령 일대에서 빨치산을 공격하던 중 적 총탄에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일병의 유해는 2016년 11월 8일 저항령에서 만년필, 안경, 구두 주걱이 달린 열쇠고리, 단추, 탄피 등 유품과 함께 발굴됐다. 한 일병의 유해 발굴은 사소한 단서도 놓치지 않은 국유단의 노력 덕분이었다. 발굴 한 달 전 국유단 조사과 소속 서일권(38) 탐사관은 탐사 예정지인 저항령 날씨와 지형을 미리 검색하던 중 한 등산객이 백두대간 종주 중 저항령 정상부 너덜지대에서 용변을 보다 지표에 노출된 유해를 목격했다는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것을 보고, 목격자 연락처를 확보해 암석 위에 노출된 머리뼈 등 한 일병의 유해를 확인했다. 또 아들이 2014년 합천군 보건소에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둔 덕분에 유해는 가족 곁에 돌아올 수 있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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