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일본 외교 공관 앞의 ‘강제징용 노동자상(像)’ 건립 방침을 더 구체화·가시화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18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서 ‘일본의 강제징용 사죄·배상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자와 부산 시민의 모금운동 등을 통해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가 일단 철거했다 되돌려준 ‘평화의 소녀상’ 옆에 ‘강제징용 노동자상’ 모형을 세워두고 100일 간의 1인 시위를 이날 시작한 이들은 오는 12월 28일 노동자상 설립 선포대회, 내년 노동절인 5월 1일 제막식 등의 일정도 제시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 정부가 자행한 인권 유린은 당연히 사과와 배상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 민주노총·한국노총·시민단체 등이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를 만든 취지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영사관 앞의 징용 노동자상은 위안부 소녀상과 마찬가지로 국제규범 위반 논란이 불가피하다.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 제22조 2항은 ‘(정부가) 외국 공관의 안녕을 교란하거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교 공관 지역과 무관한 서울 용산역과 인천 부평공원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세워 지난 8월 12일 제막한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 건립을 더 확대해 가더라도 외교 공관 앞은 피해야 한다. 그런 장소에 건립은 국격(國格)을 훼손한다. 그래선 안 된다. 관할 지자체 또한 노동자상 등의 인도(人道) 불법 점유를 더는 용인하지 말아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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