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1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권고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공수처에 수사권·기소권·공소유지권 모두가 부여된다. 수사 대상자도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 국회의원, 정무직 공무원, 판·검사 등 고위 공직자가 두루 망라된다.이들과 그 가족의 범죄를 검찰·경찰에 앞서 수사하는 ‘우선권’도 주어진다. 수사 인원도 120여 명을 둘 수 있다. 권고안대로라면 무소불위의 ‘슈퍼 공수처’가 탄생하는 셈이다.

공수처 설립안은 노무현 정부 이후 수차례 검토됐으나 검찰과 일부 정치권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특검·특감제도가 있는 상황에서 공수처는 ‘옥상옥’이라는 게 반대 논리의 핵심이다. 하지만 현직 검사장이 비위 혐의로 구속된 데다 대통령 탄핵까지 몰고 온 ‘국정농단’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검찰의 한계가 명백해지면서 공수처 도입 여론에 다시 힘이 실렸다. 그러니 공수처가 신설된다면 독립수사기구로서 검찰 권력을 제대로 견제해야 그 존재 가치가 있다. 정권으로부터의 독립과 중립적 수사가 필수라는 얘기다.

그러나 권고안은 또 다른 ‘정권(政權) 검찰’을 만들 우려를 키운다. 공수처장은 법무부 장관·법원행정처장·대한변협 회장과 국회 추천인사 4명으로 구성되는 후보 추천위에서 2명을 추천하면 그중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돼 있다. 검찰총장 추천 과정과 별 다를 바 없다. 결국, 공수처장이 대통령의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쥔 공수처가 어떻게 중립적일 수 있단 말인가. 최소한의 독립성이 보장되도록 대통령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국회 임명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공수처의 독주를 견제할 장치도 부족하다. 공수처가 요구하면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을 이첩받을 수 있는 우선권이 있는데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무조건 기소해야 하는 ‘기소법정주의’도 빠져 있다. 공수처의 권력 ‘눈치 보기’를 방지할 대책도 없다.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공수처는 ‘옥상옥’에 불과한 만큼 안 만드느니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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