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하고 진하다.
몸 놀리고 싶어 하는 섬들과 일렁이려는 바다를
지그시 누르고 있다.
진하다.
배 한 척 검은색으로 지나가고
물새 몇 펄럭이며 흰색으로 빠져 나온다.
노을의 절창,
생애의 마지막 화면 가득 노을을 칠하던 마크 로스코가
이제 더 할 게 없어! 붓 던지고
손목 동맥에 면도칼 올려놓는 순간이다.
잠깐, 아직 손목 긋지 마시게.
그 화면 속엔 내 노을도 들어있네.
이제 더 할 말 없어! 붓 꺾으려던 마음
몇 번이고 고쳐먹게 한 진한 노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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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38년 평남 출생. 시집 ‘미시령 큰바람’ ‘삼남에 내리는 눈’ 등 출간. 대산문학상, 이산문학상, 미당문학상 등 수상.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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