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우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줄 뿐 만 아니라 현실에 지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나온 책 ‘우리들의 영화 같은 사회’(어썸미디어·사진)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저자인 영화평론가 양경미 박사는 영화사회학의 관점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해 왔다. 한국영화산업콘텐츠소장이기도 한 그는 이번 책에서 한국영화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영화와 유럽영화, 독립영화까지 두루 다룬다.
전체 74꼭지의 글이 5장으로 나뉘어 실렸다. 1장 ‘영화보다 더 슬픈 현실’은 세상을 혼탁하게 하는 부정, 부패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내부자들’, ‘아수라’, ‘치외법권’ 등의 작품이 그 분석 틀을 제공한다. 2장 ‘과거로 가는 한국 영화’는 다양한 시각으로 과거사를 이야기한 작품들의 긍·부정적인 측면을 함께 다뤘다. ‘밀정’, ‘택시운전사’, ‘동주’ 등이 그 대상이다. 3장 ‘우리들의 자화상’에서는 이익을 위해서 어떤 행동도 서슴지 않는 현대인의 모습을 성찰한다. ‘부산행’의 인물들이 자화상으로 재등장한다. 힘겨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화 ‘맨체스터 바이더 씨’‘라라랜드’ 등을 같은 장에 넣은 것은, 영화가 세상을 치유할 수 있다는 저자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4장 ‘편견에 맞선 여성의 삶’, 5장‘영화 속 애민 정신’에서도 현실의 모순을 넘어서 공동체를 건강하게 가꾸고 싶어하는 세계관이 녹아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감각이 돋보이는 책이다. 애국정신을 강조하는 미국 영화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과도한 국가주의 못지않게 개인주의에 매몰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 한 예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면서도 극단적 폭력성을 추구한 작품이 청소년에 끼치는 영향을 우려하며 등급제 개선을 주장하는 것도 그렇다.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아역 배우들의 정신적 후유증을 염려하는 대목에선 영화 현장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의 온기가 느껴진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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