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재산 20% 자식결혼에 쏟아
계급별·종교별로 사이트 분화
순수 연애 데이트앱도 생겨나
13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모여 사는 인도에서 온라인 연애·결혼 사업이 뜨고 있다.
당연히 결혼 적령기 인구도 많기 때문에 연애 및 결혼과 관련된 사업 규모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8∼35세의 젊은이 1억 명이 1년 동안 연애·결혼 관련 각종 서비스에 사용하는 돈이 570억 달러(약 64조 원)에 달한다. 또 인도인들은 평생 모은 재산의 5분의 1을 자녀 결혼 비용으로 쏟아붓고 있다.
한 국가의 연애와 결혼 문화는 사회적 산물이다. 다양한 종교와 ‘카스트’라는 독특한 사회계급 제도를 가진 인도의 특징이 결혼 산업에도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지난 2000년 온라인 결혼 주선 사이트 ‘매트리모니(Matrimony.com)’를 설립한 무루가벨 자나키라만은 “인도인들의 결혼은 95%가 같은 종교 공동체나 카스트 계급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온라인 중매 사이트도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 시크교, 자이나교 등 종교별로 운영되고, 카스트 계급별로도 별도의 사이트에서 남녀 간 만남이 이뤄진다. 자나키라만은 무려 300개에 달하는 이런 별도의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는 인도에서 가장 비천한 계급인 ‘불가촉천민’ 하리잔만을 위한 사이트도 있다. 이처럼 인도의 결혼 시장이 종교·계급별로 분화된 이유는 자녀들의 결혼에 부모와 친척이 적극 관여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온라인 데이트 사업이 인도를 사랑에 빠지게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도의 연애 및 결혼 관련 사업에 대해 상세하게 전했다.
온라인 연애·결혼 사업이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도 쑥쑥 자라고 있다. 자나키라만이 운영하는 매트리모니는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로 7800만 달러(약 880억 원)어치의 주식을 발행해 대박을 터뜨렸다. 온라인 중매 사이트에 붙는 각종 기업 광고도 최근 5년간 2배 규모로 커졌다. 인도의 인터넷 및 모바일 사용 인구는 지난해 기준 3억9000만 명에 달한다. 가파른 인구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인도에서 주로 젊은층인 잠재 노동인구가 20년 후에는 11억 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연애 관련 사업은 더욱 유망할 전망이다.
하지만 FT는 “인도의 연애·결혼 문화도 변화의 와중에 있다”고 전했다. ‘리버럴’한 젊은이들에게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는 만남을 주선하는 사이트들도 최근에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트루리매들리(TrulyMadly)’라는 사이트는 서로 다른 카스트 계급이라도 관심사가 비슷한 남녀들을 짝으로 맺어주고 있다. 영어로 글로벌 문화에 대해 서로 자유롭게 대화하기를 원하는 남녀들이 주로 찾는 모바일 데이트 애플리케이션 ‘아일(Aisle)’의 인기도 폭발적이다. 특히 도시에 거주하면서 경제력이 있는 ‘커리어 우먼’들이 이런 모바일 앱을 통해 로맨틱한 연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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