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상’ 조은비 양

나의 학교엄마, 김인숙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은비예요.

선생님께서 올해 정년퇴임을 하신 후로 직접 제 마음을 전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됐어요.

작년 첨단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선생님을 만나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며 행복 속에서 1학년 생활을 마무리했어요.

제가 2학년이 되던 2016년, 그전처럼 별문제 없이 한 학년을 보낼 것이라는 저와 선생님의 예상이 크게 엇나가버렸어요.

한 친구와 싸운 이후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저에게서 등을 돌렸던 제 친구들, 그리고 아무도 다가와 주지 않아 혼자서 고립돼가던 그 상황. 그 상황에서도 저를 더욱 힘들게 했던 숱한 소문들과 저를 향한 친구들의 욕설.

교실에 들어가는 것, 아니 교문에 발 들이는 것조차 힘이 들었던 그 상황. 한줄기 빛도 없이 끝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못 한 채 걷고, 걷고, 또 걸을 수밖에 없어 이제는 전부 포기해 버릴까 했던 그 시절.

지쳐 주저앉아 있던 저에게 선생님께서는 조용히 다가와서 제 손을 가만히 잡아주셨어요. 그 어느 누구도 제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던 그 상황에서 선생님께서는 저의 이야기를 다정하게 들어주셨고, 엄마처럼 절대적인 제 편이 되어주셨어요.

모든 것에 지쳐있던 저에게 선생님께서는 다시 일어날 것을 강요하지 않으셨어요. 지쳐 주저앉아 있으면 주저앉아 있는 대로, 슬픔 가운데 아파하고 있으면 아파하고 있는 대로….

선생님께서는 그대로의 상황 속에서 저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셨어요.

제가 이런 부정적 상황들을 회피하기 위해 선택하려 했던 전학이라는 선택지에도 선생님께서는 지금 이 학교에 남아 있을 것을 강요하지 않으셨어요.

선생님과 함께 문제 상황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간 후, 결국 제가 지금 이 학교에 계속 남아 있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그동안 저에게 보이지 않았던 눈물을 보이고 저를 꽉 안으며, “은비야, 고맙다. 잘 극복하고 버텨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해주셨을 때 선생님께 큰 감사함을 느꼈어요. 선생님께서는 큰 폭풍우를 견뎌낼 힘이 없던 한 그루의 연약한 나무 같은 저에게 큰 버팀목이 돼서 저와 함께 그 폭풍우를 견뎌 주셨어요.

선생님 덕분에 그 아픈 시간들 또한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 감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저와 함께 그 상황을 버텨주셨던 선생님 덕분에 지금의 제가 이렇게 존재해요.

선생님은 저의 가장 큰 버팀목입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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