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임호중학교에서 2014년에 재학했던 김도연입니다. 사실 저는 임호중 학생이 아니었죠. 부산에 있는 광무여중에서 아이들에게 정신적인 상처를 받아 김해에 있는 임호중으로 갔었습니다.
마음과 몸이 많이 지쳐 있는 상태에서 2학기 개학일이었던 9월 1일에 임호중 교무실에 도착했을 때, 선생님은 고개를 숙인 저에게 환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들어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때 잠시나마 오랜만에 느꼈던 다정함이 여전히 저의 기억 속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후 교실에 들어갔는데 선생님이 저에게 반 아이들 앞에서 소개하라고 말을 하지 않아 안도가 되면서도 동시에 의아했습니다. 처음 학교에 갔던 날 종례 후 선생님과 저는 2시간 정도 긴 이야기를 나누었잖아요. 그때 저의 모든 것을 포용해 주시고 묵묵히 듣기만 하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저는 여태까지 받지 못한 사랑을 느꼈습니다. 선생님이 저를 믿는다고 하셨을 때 저는 공부를 해야 할 이유,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다는 소망, 가족들에게 내 생각을 말해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매일 저에게 무슨 상황인지 물어보는 선생님의 정성에 감격해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서 우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공부할 여유도, 형편도, 의지도 없는 아이였잖아요. 그렇지만 매일 그 날 배운 것을 그날 복습하고 수업시간에 졸지 않고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으니 처음으로 반에서 5등을 차지하게 됐고, 저는 자신감이 생겨서 계속 성적이 올랐잖아요.
선생님의 작은 관심 덕분에 반에서 5등으로 시작해 지금은 외국어 고등학교까지 올 수 있었어요. 이전 학교에서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다시는 친구를 못 만들 것만 같았던 제게 친구가 서서히 생기기 시작했을 때 선생님께서 저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주셨잖아요.
임호중 2학년 5반에 있으면서 ‘지내다 보니! 선생님의 제자가 되어가다 보니!’ 가족 간의 관계에서도 변화를 느꼈어요. 사실 아무 일도 없어요 라고 항상 말했지만 저는 집이 너무나도 싫었어요. 집의 분위기는 저를 항상 지치게 했죠. 그렇지만 몇 개월이 지나고 저의 생각과 가치관이 달라지니 점점 다가가게 되더라고요. 막내인 제가 엄마, 아빠에게 선생님이 저에게 하셨던 것처럼 밤에 잠들기 전에 질문을 했습니다. 부모님께 오늘은 무슨 일을 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관해 묻고 답하였습니다. 저와 엄마의 관계는 빠른 속도로 예전과 같이 다정한 모녀지간이 될 수 있었고, 저에겐 너무나 어려웠던 아버지도 이제는 주말마다 맛집을 탐방하거나 등산을 하는 친구가 됐습니다.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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