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美경제 견조한 회복세”
내달부터 단계적 유동성 회수

‘글로벌 돈줄죄기’ 첫 행보
12월 금리인상 신호도 주목

EU·日 양적완화 축소 동참땐
신흥시장 타격 커질 가능성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0월부터 보유 자산을 축소하기로 한 것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돈줄 조이기’를 시작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 등 비정상적인 정책을 시행하면서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거둬들여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긴축 본격화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불안 요인이기는 하지만 점진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보유자산을 줄여나가기로 함에 따라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양적 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동참할 경우 신흥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20일 정책금리 동결과 함께 다음 달 100억 달러 규모를 시작으로 향후 몇 년에 걸쳐 보유 자산을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 경제가 견조한 회복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Fed가 취한) 통화정책 정상화는 우리 경제가 보인 실질적인 진전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 정책이 사상 최초로 시행된 것처럼 이를 거둬들이는 행보도 처음이어서 그동안 시장은 불안감을 느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정책이 잘못되면 주식과 채권시장을 폭락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Fed는 점진적으로 보유 자산을 축소한다는 것을 사전에 충분히 예고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보유자산 축소보다는 오는 12월 금리 인상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채권 금리 상승) 달러 가치가 뛰었다.

문제는 향후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시차를 두고 ‘긴축’으로 동조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전 세계가 긴축에 들어갈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가들의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등 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북핵 리스크(위험)까지 안고 있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7일 유로존의 기준금리 등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ECB 정례이사회에서 금융완화 정책 변경 여부에 대해 “10월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JP모건은 내달 26일 열리는 정례이사회에서 구체적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와 일본은행의 돈 풀기로 경기가 살아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물가상승률 2%대’라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금융완화 축소 정책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김충남·박준희 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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